뜨거운 여름,

“빈곤철폐! 생활임금쟁취!”를 외치다!




■ 최저임금! 생활임금?

6월 말은 다음해의 최저임금을 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진행되는 기간입니다. 최저임금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안전망 ’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보장해 준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고, 한국에서는 1988년부터 도입된 제도입니다. 2008년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3,770원, 월당 786,480원(주 40시간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이 기간이 되면 최저임금의 결정사항에 목을 메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입니다. 시설관리를 하는 노동자들,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생계를 근근히 유지하기 위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 사회서비스 노동자들.. 많은 이들에게 최저임금은 곧 자신의 최고임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게다가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이나 이주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법적으로도 보장되어 있음에도!)

이러한 상황에서 아무리 열심히 노동을 해도 절대적인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 합니다. 2007년 8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미달자는 189만 명(11.9%)에 달한다고 합니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에 미치지 못하는 절대빈곤층 인구가 800만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빈곤이 계속 확대되어 가는 사항 속에서, 2008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경총이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저임금에 각종 수당을 포함시키려고 하는 등 개악으로 오히려 최저임금이 삭감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또한 현재의 인플레이션 속에서 생계비가 팍팍 오르고 있는 상황 속에서, 경총의 주장이 관철된다면 민중들의 삶은 빈곤의 나락으로 빠질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최저임금으로는 우리의 생계를 전혀 보장해주지 못하고, 빈곤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겨우 굶어 죽지 않을 정도만을 주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기본적인 생계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생활임금’이 되어야 합니다.

 

■ 우리 삶을 보장하라!

이에 6월 16일부터 20일 까지,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한 저임금 노동자들의 직접행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최저임금에 시달려왔던 시설관리, 청소용역 노동자들.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내몰려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했던 청소년, 장애, 자활 노동자들. 여성이라는 이유로 저임금에 시달려야 했던 여성노동자들. 중간착취로 인해 저임금에 내몰린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직접행동에 나섰습니다. 16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6일에는 구로 디지털단지와 기륭에서, 17일에는 신촌에서, 19일에는 성수 영세사업장 공단에서 “빈곤철폐! 생활임금쟁취!”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20일에는 경총 규탄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자전거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 시내를 돌며 문제를 알려나갔고,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규탄결의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런 생활임금을 제기하고 이것을 통해 투쟁을 만들어 가는 것은, 먹고 살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생활임금투쟁에서 함께 기획하고 있는 ‘최저생계비 계측조사’는 우리의 삶이 어떠한 부분으로 구성되고 있으며,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리고 현재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노동을 해도 가난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폭로하며, 단순히 더 많이 일하는 것이 아닌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제기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한 사람의 생계는 살아가는 지역에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지역에서 생활임금투쟁을 진행하는 것은,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지역운동으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에게 늘상 위협으로 다가오는 빈곤을 지양하고, 적극적으로 삶의 권리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생활임금운동은 단순히 임금 협상을 넘어서, 현재의 많은 모순들을 적극적으로 지양해 나가는 운동입니다.

 

■ 더 많이 ‘빈곤철폐! 생활임금쟁취!’를 외쳐나갑시다!

‘빈곤철폐! 생활임금쟁취!’라는 구호는, 단지 6월 말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리는 기간에만 외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목소리는 더욱 많이 외쳐야 하고,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보편적인 투쟁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 운동은 저임금노동자들과 함께 ‘최저생계비 계측설문’을 진행하며, 지역운동의 의제로서 자리매김하면서 더욱 발전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생활임금운동이 제기했던 문제들이 더욱 많이 밝혀져야 합니다.

특히 6월 말에서 7월 초는 ‘빈곤철폐 현장활동’기간입니다. 삶의 권리를 박탈당한 노숙인, 철거민, 노점상, 저임금노동자 등과 함께 우리를 빈곤하게 만드는 문제들을 알려나갑시다. 그리고 뜨거운 여름에 ‘빈곤철폐! 생활임금쟁취!’를 더욱 많이 외쳐나갑시다!!




생활임금 쟁취 투쟁,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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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진

2008/06/23 19:39 2008/06/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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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생행진(준) 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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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연세대학생행진(준)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석이라고 해요. 같은 캠퍼스의 행진 활동을 하는 선배에게서 이번에 전국학생행진에서 빈민현장활동(아래 빈활)에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한 번 가고 싶었답니다. 빈활이라고 했을 때 막연히 제가 떠올리던 이미지들은 추운 겨울과 침낭, 철거촌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이러한 막연한 이미지는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조세희 작)을 통해서 생겼던 것들이고, 이번 겨울 빈활 과정동안 마침 그런 이미지들은 현실과 맞아 떨어졌어요. 70년대를 배경으로 했던 소설과 다를 바 없는 지금의 현실을 직면했을 때는 참으로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어요. 빈활을 진행하기 전에 빈활 오리엔테이션을 1회 했었고, 성평등 내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들과 주거권과 관련된 인권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3박 4일 동안 저는 학교에서 4명의 학우들과 함께 미아 뉴타운 개발지구로 빈활을 다녀왔어요.(총 학생 참가자는 20~30명 정도였어요.) 세입자 철거 투쟁을 하고 계신 분들의 사정을 들어 보면 70년대의 삶과 2000년대의 삶이 달라진 게 거의 없는 채로, 결국 가난한 민중은 가난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는 현실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알 수 있었어요. 황당하게도 남한 사회에서 집이 제일 많은 사람이 1000채가 넘는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았지요. 빈활 내내 가장 큰 화두였던 ‘신개발주의’가 어떻게 서울시라는 공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만들어 내는지 목격할 수 있었으며, 또한 용역깡패 2~3명이서 거리를 다니는 모습을 볼 때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 전에 사실 공포라는 감정이 더 먼저 마음에 퍼졌어요. 돈 3000만원이 없어서 그리고 월세 낼 돈이 없어서 정부의 임대아파트에 들어가지 못한 채로 이곳에서 떠나야 할지도 모를 그들. 뉴타운 개발 후에 재정착률이 대부분 10% 대인 사실들. 그들의 생존공간을 빼앗긴다는 것 외에도 그들이 만들어온 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참으로 마음 아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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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바로 '공동체'라는 것인데요. 저의 그러한 고민의 지점이 미아 철거촌 지역의 세입자들도 저처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마음과 만났을 때, 그리고 그 고민이 미아지역과 저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나와 너의, 바로 우리의 고민지점이 - 혹은 해방지점이 -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짜릿한 감정이었을까요. 세입자는 철저히 무시된 채로 이루어지는 뉴타운 개발에 대해서 빈활에 함께 참여했던 민노당의 김종철 당원이 강연을 했었는데 그 분은 대안으로 개발주의의 포기가 아닌, 민중을 중심으로 둔 개발주의를 역설했어요. 물론 그에 대한 많은 반론이 있었고 순환식 개발과 재생식 개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죠. 또한 행당동에서 세입자 투쟁을 하셨던 주거권연합의 유영우씨가 강연을 하셨는데, 그 분 또한 공동체 자체에 많이 주목을 하셨고 당시 세입자 투쟁을 공동체의 활성화를 통해 하셨다고 역설하셨어요. 개발 지역 속의 한 지역에 100가구가 넘는 세입자들이 가건물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투쟁을 해왔고, 그렇게 세입자들이 가건물 안에서 재개발 기간 동안 공동체를 유지할 수도 있었죠. 물론 개발이 끝난 뒤에는 임대 아파트로 입주를 했고요.

진보진영 내부에서의 이성애 비장애 남성 중심주의적 가부장제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번 빈활 기간 동안 많이 집중을 기울여서 모두가 평등하게 함께 활동해 나가는 기간이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어요. 여성주의 교양도 있었고, 성평등 내규도 우리가 직접 만들었으며 많은 활발한 논의가 있었어요.

이번에 우리가 빈활 갔던 지역이 미아 6지구와 미아 12지구인데 미아 6지구는 서울시가 관리처분이 되서 90% 이상의 주민들이 지역에서 살지 않더라고요. 집에서 주민이 나가는 순간 용역들이 멀쩡했던 집을 부수어 버렸기에 6지구는 실상 사람이 아닌 귀신 사는 마을이 되어버린 듯해요. 12지구는 아직 관리처분이 안 되서 여전히 세입자들과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곧 관리처분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답니다.

18일 오후엔 법외 집회를 하면서 도로를 행진했어요. 동사무소 앞에 가서도 간단한 항의 집회를 했고 삼양 사거리라는 곳에 가서 집회를 했답니다. 미아 뉴타운 지구 곳곳을 돌며 문제 상황을 적은 유인물도 나누어 드리고 마을 곳곳에서 즐겁게 구호를 외치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19일엔 학생들, 사회활동가들, 세입자 주민들이 함께 강북구청에 찾아가서 집회를 하고 부구청장 면담을 하고 왔어요. 그래서 부구청장이 사전 조사를 한 뒤에 다음 주 26일 2시에 대책을 세워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그 때 다시 만나자고 했답니다. 면담에 들어가서 보니 뉴타운 개발을 맡은 담당 공무원들은 정말로 모르는 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세입자들의 상황을 전혀 모른다며 다른 말로 돌리기만 바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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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빈활 중에 다른 지역의 세입자 철거 대책위 분들과 간담회를 가졌었는데, 그 중에 중화 2동 세입자들의 사정이 가장 안타까웠어요. 사정을 들어보니 세입자들 몰래 집주인이 기업에 집을 팔아버리고 그 집엔 세입자 두 가구가 있었는데, 이들은 정부의 이주비보조(이주비가 400만원 정도 나와요)는커녕 집주인의 보증금조차 못 돌려받은 상태에서 용역깡패들이 (고작 2가구니깐) 와서 많이 괴롭혔다고 하더라고요. 협박을 하거나 단전 단수를 해버린다거나 매일 새벽 1~2시에 공사를 한다거나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구청이나 경찰에 신고를 해도 구청이나 경찰은 절대 오지 않았다고 해요. 이미 구청과 경찰이 감싸주기 때문에 그들 용역은 아무 문제가 없었거든요. 건설기업의 사유지가 되었으니깐 오히려 세입자들이 법외활동을 하고 있는 거였죠. 그래서 밑에 집에 사시는 가구의 택시 운전을 하시는 아저씨가 건설사에 항의를 하러 갔다가 심한 인격 모독을 받고 괴로워하시다가 결국 자살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고작 2가구지만 너무나도 억울한 마음에 세입자 투쟁에 나서게 되었대요. 그런 말씀을 하시면서 우리 학생들한테 도와달라고 연대 투쟁해달라고 요청하시더라고요. 세입자 투쟁을 하는 사람들은 변호사도, 법관도, 정치인도, 경찰도,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사회적으로는 법외적 활동이라고 하시며 많은 도움, 많은 연대활동을 해주기를 바라시더라고요.

빈활에 참여 했던 사람들과 함께 미아 6지구와 12지구의 세입자 가구 곳곳에서 지지방문을 해나가면서 지속적인 연대활동을 펼치기로 결의했어요. 클럽도 만들었는데 ‘미아지킴이’라는 이쁜 이름이지요. 후속 모임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후속 모임을 지속적으로 미아 지역에서 이어나가기로 했어요. 여력이 된다면 주민 컴퓨터 학교나 공부방을 만들고 싶다는 의견도 있으나 사람들이 부족해 쉽지 않아 보여요.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학우들과 함께 미아로 가고 싶어요.

Posted by 행진

2007/03/20 18:33 2007/03/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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