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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사람들을 위한 재개발정책
이명박정부와 오세훈시장은 물러나라!
20일 용산참사가 발생한 이후, 검찰은 경찰차장을 소환하는 등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백 번 조사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용역과 합동작전을 펼친 경찰의 불도저식 진압으로 죄 없는 철거민 5명이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살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국민의 지팡이’를 자처하는 이들에게 짓밟혔다. 이들의 죽음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다. 경찰특공대와 용역의 합동진압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의 도시개발정책을 보호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건설업계를 비롯한 대기업들에게 돈줄을 제공하기 위해 제 발로 걸어 나가지 않는 서민들을 소탕해야 했던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금 추진하고 있는 개발정책을 멈추지 않는다면, 용산참사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용산 4구역은 오세훈 시장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개발정책을 이어받아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는 성냥갑 아파트가 둘러싸고 있는 한강변에 공원과 상권을 조성하고 주상복합형 초고층 빌딩 아파트를 세워 매력적인 금융・산업・주거단지를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했다. 이름 하여 ‘한강 르네상스’이다. 주위의 용산, 잠실, 흑석, 여의도, 난지 등의 재개발과 연계하여 획기적인 환경의 용산 국제 업무지구(용산 랜드마크), 국제 금융지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대적인 개발정책이 과연 누구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인가? 새로 들어서는 초고층 빌딩에는 누가 들어가게 되는가? 수주를 따는 건설업계에는 누가 투자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용산4구역 땅값 10배 상승
대기업과 국민연금, 서울시까지 투자자로 나서
용산미군기지 이전계획이 발표되면서 용산은 서울의 최대개발지역으로 떠올랐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자는 삼성물산과 국민연금 컨소시엄인데, 우리투자증권사의 평가에 따르면 이 공사를 수주한 삼성물산은 2010년부터 매년 867억 원 이상 씩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한다. 개발지역이 코레일(옛 철도청)이 소유한 부지이기 때문에 코레일도 8조원 이상의 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또한 이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민간 건설업체들부터 코레일, 서울시까지 지분을 갖고 참여하는 프로젝트회사(SPC)가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개발을 잘 관리하겠다는 이유로 5% 지분을 가졌지만, 그 이익을 집값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 수많은 영세상인들에게 돌려주지는 않는다. 서울시가 말하는 사업의 공공성은 그저 말 뿐이고 기존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물갈이하여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러한 개발사업으로 95년까지 3.3㎡당 500만~600만 원 선이었던 용산 4지구의 땅은 최소 10배가 올라 이제는 1억 원이 넘는 곳도 있다. 개발을 앞두고 부동산 투기 세력들이 대거 몰려든 통에, 원래 살던 사람들이 토지를 소유하는 비율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대책없이 쫓겨나는 사람들
한강 주변 재개발로 인해 한강 가판노점을 비롯하여 영세자영업자들과 신규아파트(지은 지 2년, 7년 밖에 되지 않았다)에 살던 주민들이 자신이 사는 곳을 정리해야 했다. 뉴타운 개발의 경우 원래 살던 주민들이 재정착하는 비율이 20%도 안 된다는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재개발은 대다수의 서민들에게 이사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핑계로 건설자본이나 투기세력에게 개발을 맡기기 때문에, 떠나는 사람들은 제대로 보상도 못 받고 더 열악한 곳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업체가 개발이익의 20% 정도를 개발부담금으로 내야 하지만, 이 돈은 개발지역의 기본적인 시설을 만드는 데에도 빠듯해서 세입자들의 권리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결국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더 낮은 보증금을 찾아 열악하고 낯선 곳에서 장사를 시작해야 한다. 용산에서 먼저 보상받고 나간 세입자들은 철거반원들의 협박이 두려워 낮은 보상비도 받아들였다고 한다. 철거민 5명의 죽음은 단지 마지막까지 남아서 저항하고 있는 일부 세입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민들의 집을 허물고 영세상인 내쫓는 재개발정책을 막아내자!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이 이 사건을 두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 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이 몰상식한 재개발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철거민들 사망 직후 용산구청에서는 “구청에 와서 생떼거리를 쓰는 사람은 민주시민 대우를 받지 못하오니 제발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혔던 간판을 재개발된 용산의 조감도로 바꾸어 놓았다. 행정당국은 그 조감도에서 용산의 힘찬 미래를 보았겠지만, 우리는 쫓겨나는 사람들이 무겁게 내쉬었을 한숨을 본다. 살고자 몸부림치는 사람들을 짓밟은 정부가 국민들의 안전한 삶을 보장해줄 수 없다. 서민의 집을 허물고 영세상인 내쫓는 재개발정책을 막아내고 정부에게 책임을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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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정책으로 일자리, 문화, 환경을 한 번에?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동산・금융시장의 거품!
역대 정권들의 부동산・건설부양 정책의 진실
용산참사 현장에 국회의원들이 앞 다투어 방문했다. 민주당은 ‘MB악법 저지’ 때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에게 책임을 물으며 선을 긋고 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또한 이명박 정권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외환위기 이후 역대 정권들은 경기가 침체될 때마다 주택 재개발 활성화, 분양가 자율화, 건설업체 자금지원 등의 조치를 발표하였고,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전국을 투기처로 만들었다. 집값이 폭등하면 잠시 부동산시장 안정정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이렇게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내놓은 길 위에서 이명박 정부가 더욱 적극적인 부동산 부양대책을 내놓고 있다.
개발이익은 민간업체가 독점하고, 손실은 국민들이 때운다
현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건설사 지원대책’으로, 정부는 대한주택보증과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9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건설업체에 지원할 예정이다. 또 아파트 미분양이 늘고 선박수주 실적이 저조해지는 등 건설업체들이 자금난에 몰리자 이를 구제하기 위해 금융권의 지원프로그램(대주단)이 생겨나서, 이 협약에 가입하면 건설업체가 최장 1년간까지 채무상환을 미루고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용산 국제업무단지처럼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개발사업에 사용되는 금융기법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금융기관이 개발사업의 현금흐름을 보고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건설 등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 시장도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경기의 호황을 타고 확산되었다. 물론 이렇게 부동산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발버둥쳤던 정책들이, 당장에는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면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금리인하와 각종 부동산규제 완화조치에 ‘향후 1-2년 뒤에는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하여,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기업구조조정부동산 투자회사(CR리츠) 등의 펀드가 조성되었고, 신용보증기금에서도 건설사 등의 회사채를 묶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를 발행하였다. 건설경기 침체와 내수경기 불황으로 위기에 봉착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역시 아직 절대적으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이미 관련 증권상품이 시중에 팔려왔고 향후에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재개발정책과 규제완화로 ‘일자리창출, 문화, 환경’을 다 잡겠다고 하지만, 정작 본심은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거품을 키우는데 있다. 이러한 정책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각종 변수에 따라 위험성을 확대하고, 개발이익이 나면 그 이익은 민간업체에게, 부실과 피해가 닥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린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2010년 이후 경제에 회복국면이 있을지라도, 2004년 때보다 이윤율이 낮을 것이고 그 이후 또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참고한다면, 이명박 정부가 키우는 거품은 결국 재가 되어 국민들의 뒤통수를 칠 것이다.
또 다른 위기를 준비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_
우리는 거품이 아니라 주거권을 원한다!
노무현 정권이 동북아 금융허브라는 망상에 빠져 부동산, 주식, 펀드 분야에서 엄청난 거품을 만들었던 과오를, 이명박 정권은 이름만 바꾸어서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집을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買) 것’으로 만들고, 서민들의 주거상태를 더욱 열악하게 만든다. 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뉴타운 개발사업은 기존에 있던 저렴한 주택가를 밀어버리고 브랜드 아파트를 세워서 세입자들이 더 열악한 곳으로 이주하게 한다. 소득격차에 따라서 도시 안에 부자들의 장벽을 치는 일이 노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긴밀한 유착관계가 전통적인 의미의 부동산 투기세력들 뿐 아니라 내 집 마련을 위해 평생을 바치는 더 많은 서민들까지도 각종 대출상품과 부동산펀드를 통해 발을 들여놓게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일자리창출, 문화, 환경을 내걸고 재개발사업을 추진하지만, 이 공사가 만들어낼 대다수의 일자리는 이미 열악한 건설노동자들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서민들의 집과 일터를 짓밟고 이룩한 용산의 ‘문화’는 참혹한 현실을 가린 신기루일 뿐이며, 2년 7년 된 아파트를 허물어 최고층빌딩을 새로 짓겠다는 발상이 진정으로 환경을 보호해줄리 없다. 아름다운 말로 치장한 정부의 정책은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 또 다른 위험을 키우는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고, 서민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자!
Posted by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