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도 중얼거릴 수 있는 우리말이
누군가에게는 생존과 생계의 문제일 수도 있다!!
성신레인보우스쿨 자원활동가 - 호랑 -
10월 11일 레인보우스쿨 운동회에 참여 했습니다. 세미나를 제외하면 한글교실에 참석한 것이 이번으로 두 번째인데, 앞으로 횟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쌓여갈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 도착해서 치즈타임 케이크로 함께하는 **쌤의 생일파티도 하고, 팀을 표시하는 끈도 묶고 12시가 조금 넘어 운동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다른 지역 선생님들과도 만날 수 있었고 다섯명의 이주노동자분들도 뵈었습니다.
약식 국민체조, 단체줄넘기와 3인 4각, 피구 로 진행된 운동회의 두번째 순서인 3인 4각을 서래쌤, mns씨와 함께 하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이주노동자분과 직접 대면하고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할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 이해하셔서 놀랐어요. 저는 외국어를 전공하고 있는 관계로 '하고 싶은 말'과 '할 수 있는 말' 사이의 고민이 얼마나 큰지, 답답한지 그분들만큼 절박하지는 않겠지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태어나서 20년을 써온 언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수업을 해본 적은 없지만 지극히 간단한 문법에 대해 물어보신다 해도, 제대로 답해드리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글은 배우는 것은 쉽지만 한국어가 얼마나 어려울지 걱정이 됩니다. 선생님이라고 불리우는 것에 맞춰 조금이라도 선생님 답도록 한글 공부도 조금씩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맛있는 고기를 구워 먹고 식사시간이 파하기 직전에 이주노조분을 통해 집중단속 얘기를 듣자마자 뭔가가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듣는 도중 들었던 생각들. 사실 이 한글교실에 참가하기를 결정하면서부터 이어져온 고민과 갈등이었습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행위. 난폭하고 비인도적으로 느껴지지만 체류기간이 끝나고도 머무는 것이 ‘적어도 법적으로는’ 정당하지 않다, 그렇다면 단속은 정당한가? 라고 했을 때 단속 역시 정당하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단속이 정당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단속 과정에서 ‘그들 역시 법을 어기기 때문’인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미리 고지하고 단속을 한다고 해서 옳게 느껴지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나는 왜 그들의 행동에 반감을 느끼는 것일까?
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법을 가지고 고민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분들이 계속해서 머물 수 있고 권리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단지 그분들께 끌리는 인정 때문이라면- 너무 위태로운 것 같습니다. 왜 이런 고민이 드는 걸까요? ‘행동’하는 것이 겁나서 일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글교실을 하면서 더욱 내가 무엇 때문에 이 일을 하는지, 명확한 신념- 거창하게 신념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더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글교실을 통해서 이러한 갈등과 고민을 뛰어넘어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