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론의 환상을 넘어

노동자운동의 운명을 걸고 한판 승부에 나서자!



○ 이명박의 지지율, 그 불안한 고공행진
 서민행보랍시고 오뎅먹는 사진을 찍어댄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이명박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45.7%까지 올랐다. 세종시 논란과 김제동 퇴출 등이 이슈가 되며 고공행진이 주춤해졌다고는 하나, 노무현 사망 정국때의 지지율에서 훨씬 상향된 수치다. 여권 관계자들은 중도실용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라 홍보하고 있는데, 핵심적으로는 최근의 경기 호조가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수의 학자들이 '더블 딥'(경기 상승후 재하강)의 위기 신호를 경고하고 있긴 하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명박과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경제 위기의 요인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불안정한 지지 기반 등 mb정부 고유의 한계 때문에라도 지금의 평온은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 ▷연관기사: “한국경제, 수렁에서 빠져나왔나?”)

 
○ 77일의 교훈
 그 '불안한 평온'이 강요하는 착취를 단호히 거부하고 맞선 투쟁이 있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용산 철거민들의 투쟁, 박종태 열사와 화물노동자들의 투쟁, 그리고 평택 쌍용차 공장에서의 투쟁. 이들 투쟁은 싸우며 살아가는 노동자 민중들에게 큰 용기를 주는 투쟁들이었다. 하지만 경제위기 하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의 노동과 생존의 요구가 처참하리만치 짓밟히고 매도되는 순간에도 이를 제대로 엄호해야할 우리 운동은 그 실력과 한계를 보여줬다. 이는 결의 높은 공장 내 사투와는 달리 무기력했던 공장 앞 가두투쟁, 그나마도 미약했던 금속노조의 연대 파업과 대중조직화 등으로 드러났다. '총고용보장'이라는 핵심요구를 걸었을지언정 그를 실현시킬 기획과 상응하는 투쟁을 조직하지 못했던 데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향후에 속출할 한계기업, 특히 초민족 자본의 횡포에 노동자들이 어떻게 맞설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전략을 점검해야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회사살리기 이데올로기 노동자운동 내부로부터 제기되는 양보론과 에 맞서가야 하는 지금, 여전히 정특위를 중심으로 투쟁 질서를 복구하고 민주노조를 재건하려는 필사의 노력이 요구되는 지금, 투쟁이 계속되어야하는 지금, 쌍용차 투쟁이 남긴 것이야 결코 글 몇 줄로 가름할 수 없지만, 평택의 전장에서 얻은 처절한 교훈을 가슴에 새기지 않고선 우리는 무엇도 새로 시작할 수 없다.


○ 반mb 연대로 승산이 있나?
노동자운동을 근간부터 흔드는 법안, 조치들이 임박해있다. 정부는 규모가 커진 통합공무원 노조에 대한 탄압을 비롯해 올해 계속된 전교조에 대한 탄압, 건설/ 운수노조 등 산별연맹을 불법 낙인으로 제한해왔다. 특히나 복수노조 교섭 창구 단일화,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등 노동조합법 개악은 허약해진 민주노조운동이 감내하기 힘들다. 답답한 국면을 돌파한답시고 운동 진영의 주류에서부터 '반mb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과의 제휴를 기획해오기도 했지만 그 약발로는 얼마 못 버티는게 당연하다. 10.28 재보선 결과 역시 그를 지지한다. 임종인 후보를 앞세우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이 합세해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온 정성을 들일때부터 우려의 소리가 높았지만 끝내 불발로 그쳤고 결과도 저조했다. 민주당 등 개혁세력을 '활용' 할만한 주체적 여력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술적 연대'니 진정한 '진보대연합'이니를 되뇌이기 전에, 선거 연합보다는 밑천이 바닥난 노동자운동의 기틀을 바로세우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 모든 해고반대, 민중 생존권 쟁취를 걸고 전국적인 투쟁 전선을 구축하자!
 구조조정과 노조탄압에 맞서 싸운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여지없이 '정치 파업'과 '철밥통'의 비난이 떨어지고 있다. 1차적으로는 비정규직, 여성, 이주노동자,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해고와 임금삭감의 칼바람이 불고 있지만 이는 경제위기의 진행하에서 전민중의 문제로 확대 될 수 밖에 없다. 무엇으로 맞설 것인가? 노동자들이 제 살을 깎는 고통분담? 이명박도 허언을 늘어놓듯 사회복지확충을 통해? 오로지 노동자 민중의 굳건한 연대 투쟁을 만들어내고서야 그 다음을 생각할 수 있다. 경제위기가 일시적이지 않다면, 당장 실업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의 사후대응이 아닌 해고 자체에 대해 거부하면서 저지선을 칠 수 있는 싸움이 필요하다. 거리에서, 일터에서, 무너진 대중적 지지기반과 투쟁동력을 다시 세우고 고용안정과 생존권의 요구를 전면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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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대회 특별호 목차


- 발간사. 경기회복론의 환상을 넘어 노동자운동의 운명을 걸고 한판 승부에 나서자!

- 입장1. 한국경제, 수렁에서 빠져나왔나?

- 입장2. 국경없는 수탈,세계화된 착취! 초민족적 투기자본에 맞서는, 세계화된 연대가 진짜 대안이다!

- 이주노동자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피부색과 국적을 넘는 연대로, 노동자 권리 쟁취하자!

- 기고. ‘조두순 사건’과 ‘여성’에 대한 폭력

- 아프간 재파병을 막아내기 위해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 인터뷰. 20대가 전하는 이야기, 학생운동을 만나다!

Posted by 행진

2009/11/09 15:41 2009/11/0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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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수렁에서 빠져나왔나?



1. 경기 호전의 희소식?
 한국 경제가 2009년 2분기부터 경제하강 속도가 줄어들 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와 코스피 지수의 급등은 한국 경제 위기 극복의 상징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 역시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도한다. 외환 보유액 역시 안정화되어 있으며 또 다시 경제위기가 오더라도 외화 유동성 공급에 별다른 무리가 없을 거라고 선전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기업과 일반 국민의 시각은 엇갈렸는데, 기업들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말한 반면 국민들은 여전히 경기침체를 체감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환율 등 수출 환경 개선으로 기업 실적은 좋아졌을지언정 경기회복과 함께 민중들의 삶은 동반상승하지 않은 것이다.


2. 어디서 비롯됐나?
 경기회복의 척도로 제시되는 코스피 지수 역시, 전 세계 정부의 금융 지원 등 투기자금이 투자처를 찾아 아시아 시장으로 몰리면서 벌어진 투기 과열일 뿐이다. 열심히 생색내고 있긴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취한 몇몇의 조치도 일시적인 '몰핀'에 불과하다. 건설 규제 완화와 거대형 토건 프로젝트 진행, 경제의 활력소를 가장해서 4대강 살리기의 선전을 해대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의 과잉은 실제로 강남 재건축 위주의 반등일 뿐 다른 곳은 크게 변동이 없으며 이는 투기를 조장하는 정부의 정책과 언론플레이에 다름 아니다. 정부가 내세우는 경제 지표 역시 지난 성장률이 너무 낮았던데 대한 기저효과로서 대폭적인 환율상승에 힘입은 바가 크다. 민중들의 세금과 피땀을 담보로 세계 각국 정부들이 천문학적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책을 쓴 것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지만 자본주의 자체의 이윤율 하락을 상쇄할 수는 없다. 경기가 몇 번의 급락과 만회를 거듭하더라도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벌어질 노동자들에 대한 수탈을 우리가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3. 누구의 희생을 대가로 하나?
 이명박 정부 역시 사활을 걸며 진행했던 것이 바로 노동탄압과 구조조정 등을 통한 기업 살리기였다. 경제위기로 인한 허리띠 졸라매기를 강요하면서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동안에도, 수출 중심의 재벌기업들은 오히려 경제 위기로 더욱 많은 이익을 보았다. 기업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했고 부품업체들에 대한 납품단가를 인하함으로써 삭감한 생산비용이 매출액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재벌기업들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정부가 노동자들의 세금으로 임금 삭감에 따른 소비 축소를 만회해주며, 또 부자감세를 통해 보조하면서 각종 방법으로 재벌기업들의 배를 불렸다. 이것이 정부가 말하는 ‘재정지출 확대하고 조기집행을 서두르면서 경기회복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평가의 진실이다.

 노동자 운동 내부에도 '내수 증대'를 통한 고용창출을 운운하며 자본주의가 내재한 구조적인 한계를 일시적인 극복으로 대처하려는 잘못된 분석들이 횡행하지만, 이는 위기를 유예할 뿐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저들이 떠들어 대는 경기회복은 결코 노동자-민중의 삶을 오히려 피폐하게 만드는 것일 뿐이며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민중들의 곤궁한 삶이 그 허구성을 면면히 입증하고 있다. 자본주의 안에서는 결코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위기의 시대! 대안적인 사회를 만들 노동자운동을 조직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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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진

2009/11/09 15:37 2009/11/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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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수탈, 세계화된 착취!

초민족적 투기자본에 맞서는, 세계화된 연대가 진짜 대안이다!



1. G20 정상회담, 금융세계화를 위한 그들만의 잔치에 노동자들을 위한 자리는 없다.
 2010년 G20 정상회담이 남한에서 열린다.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질적으로 국제질서를 이끌고 있는 G20의 주최국이 되었다며 자화자찬하기에 바쁘다. 우리의 경제회복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세계무대에서 남한의 지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하루살이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대안일 수 있을까.
 현재 세계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단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의기구라고해도, 누구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나 ‘금융화’의 방향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를 G20에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금융규제’를 주된 논의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위기의 원인이었던 파생금융상품 시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G20은 이번 위기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모델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논의하고 있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현 세계경제에 최선이라는 이데올로기는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의 수탈을 정당화하였다. 그러나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때문에 한국은 IMF사태를 맞이하였으며, 전 세계 노동자들의 임금은 삭감되었으며, 빈곤층은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20 정상회의에서는 바로 이것이 위기 탈출의 해법이라고 이야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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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의 무용성을 풍자하는 만평


2. 남한 곳곳을 들쑤시는 ‘먹튀 자본’들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을 숭배하는 자들에게 남한은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97년 IMF 이후 확대되어온 외국인 투자의 실체가 ‘먹고 튀는’ 것임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엄청난 단기 시세차익과 기술유출을 얻고 철수한 론스타(외환은행, 극동건설), 칼라일(한미은행), 상하이차(쌍용자동차)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시세차익, 기술유출, 자본유출 등을 노리는 투기성 외국자본의 유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먹튀 자본’의 문제를 단순히 주식시장에서의 숫자놀음쯤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이들은 단기간에 더 많은 이윤을 챙기기 위해 노조탄압과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일삼는다. 노조무력화, 자본유출, 인위적 물량조절을 통한 흑자 정리해고 등 양상도 다양하다. 이는 개별 사업장을 넘어 전체 노동자에 대한 노동유연화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3. 외국인 투자기업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세계자동차부품업체 8위인 프랑스 기업 포레시아의 한국공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정리해고가 단행되었다. 사측은 재로를 차곡차곡 쌓아두고는 경제위기를 핑계로 정리해고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는 계획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같은 사업장에 있는 한국노총 사업장인 '대기포레시아'에 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민주노총 산하 포레시아지회를 고립시키려 했다. 21명을 해고하고 나서는 인원이 모자라 연장근무 및 특근, 철야 근무가 이뤄졌다. 희망퇴직을 했던 조합원 일부는 다시 계약직으로 돌아와 일하고 있다. 노조탄압과 노동자 간의 분열을 통해 노동유연화를 추진한 것이다. 위니아 만도의 경우에는 2007년, 2008년 유동성 위기가 오자 사원아파트를 매각하고, 2009년 2월 601명 직원 중 생산직 220명 정리해고 계획을 노동부에 신고했다. 또한 유상감자(자본금 규모를 적절하게 줄임으로써 기업가치와 주식가격을 올리는 것, 매각이나 합병을 용이하게 하며 투기자본의 경우 투자금 회수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고율배당을 통한 자본유출 후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매각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하여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청산, 매각하는 전형적인 투기자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표적인 외국인 투자 기업인 GM대우의 상황은 또 어떠한가. 무리한 금융투자를 일삼던 GM은 자동차 산업의 침체와 함께 휘청거렸고, GM대우의 미래 역시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14일, 프릿츠 헨더슨 신임 GM사장이 한국에 왔다. GM대우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의 담판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작 라이센스 이전, 물량보장 등 GM대우의 장기적 생존 보장을 전제로 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요구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엄청난 손실을 만들어 낸 것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모습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산업은행과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자 청와대로 달려가 ‘외교’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예상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가 급등해 손해를 본 것뿐인데 산은은 GM이 의도적으로 GM 대우에 손실을 끼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GM대우 고위 관계자는 “산은은 2대 주주인데도 정부를 등에 업고 필요 이상의 경영권 간섭을 해왔다”며 “자본주의의 가장 큰 룰인 대주주의 권한을 무시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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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민족적 자본의 수탈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연대 투쟁을 세계화하자!
 현재 남한에서는 약 17만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초민족자본 소유의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기업을 필두로 전국 곳곳의 노동현장에서 노동자 민중에 대한 착취와 폭력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것이 지배계급이 말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노동시장이다. 정부는 ‘세계 금융질서 주도국’이라는 환상에 젖어 더 많은 초민족적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고, 부실기업에 대한 해외매각 등을 추진하는 것을 자기목표로 삼고 있다.

 노동자-민중의 대안은 다르다. 투기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은 결코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니다. 틈만 나면 정리해고와 노조탄압을 일삼는 이들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은 오직 우리에게만 있다. 자본 유출입에 의존적이지 않을 수 있도록 노동조건에 관한 표준을 요구하자! 또한 먹튀 상하이차 지분소각, 정리해고 철회를 걸고 영웅적인 싸움을 벌인 쌍용차 노동자들의 끝나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면서, 해고와 불안정노동을 강요하는 투기자본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연대를 세계화하자! 이것이 민중들이 열어가는 새로운 모습의 세계화일 것이다.

Posted by 행진

2009/11/09 15:34 2009/11/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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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는‘일회용품'이 아니다!

피부색과 국적을 넘는 연대로, 노동자 권리 쟁취하자!



○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10월 12일부터 법무부를 비롯한 노동부, 경찰, 해경에 이르기까지 온갖 정부부처에서 ‘집중단속’이 시작됐다. 이에 더해 11월까지 예정되어있던 단속을 12월까지 연장하는 등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색출하기위한 온갖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 단속반은 공장, 기숙사, 집을 영장도 없이 쳐들어가 단속하고 길거리, 정류장, 시장, 식당 등에서도 검문을 하고 있다. 외국인 식당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노무 상담을 하던 노동자를 단속하고, 심지어는 등록노동자까지 일단 단속하고 나서 풀어주는 식으로 모든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강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단속현장을 탈출하던 노동자가 뼈를 부러지고, 부산에서 단속된 중국인 노동자가 단속차량에 있던 칼로 손목을 긋는 사건까지 있었다. 이주노동자들이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심리적 위협과 부상,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고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그야말로 ‘인간사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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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 강제퇴거 규탄 기자회견



○ 소통과 권리 없는 다문화, 천리는커녕 백리도 못간다.
출산율을 높여 고국의 인력을 양성하는 결혼 이주여성들을 열린 마음으로 맞이하자는, 이른바 ‘다문화 사회’에 대한 호소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사회의 태도는 다문화라는 말을 무색하게 할 뿐이다. 합법과 불법이라는 모순적인 틀로 이주민들을 나누고, 불법인간 딱지가 붙은 사람들에게는 무수한 차별과 폭력을 감내할 것을 강요하는 사회를 다문화라는 포장지로만 화려하게 치장해도 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백인’ 외국인 투자자는 환영하면서도 ‘백인이 아닌’ 이주노동자들은 때려잡는 인종주의는 말할 것도 없다.  

 한편, 청와대는 검찰, 경찰, 법무부, 국가정보원 등 7∼8개 부처로 구성된 ‘외국인범죄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정부는 외국인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제노포비아를 유포하고 이주노동자들을 불법체류자, 범죄자, 테러집단으로 몰고 있다. 이주민들의 체류 인원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외국인 범죄율을 부풀리면서 남한 사회의 불안을 의도적으로 이주민들에게 떠넘기면서 적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 노동자는 하나!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주노동자를 해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녀들을 해고한 자리에 정주노동자를 고용함으로써 노동자들 사이에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쉽게 연대의 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이주노동자든 정주노동자든,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쓰고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해고한다고 해서 나의 일자리가 보장되는 것이 전혀 아님을 현장에서 느끼고 있듯이 말이다.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노동자로, 동지로 함께 단결하고 투쟁할 때, 이주노동자들은 복직을, 정주노동자들은 노동탄압과 저임금, 강도 높은 노동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은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을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일자리 질을 낮추는 것이다. 저들이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과 추방을 강행하는 이유는 경제위기를 빌미로 노동의 질을 낮추고 노동자들을 분할하여 더욱 값싸고, 강도 높고 유연한 노동의 분위기를 조장하기 위함이다. 자본이 만들어낸 위기를 모든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을 합법노동자와 불법노동자로 나누듯 정주노동자들을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나누는 것, 노동자들을 분할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산산이 부숴버리는 것이 지배계급이 노리는 계략이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이주노동자를 쫓아낸다고 해서 극복될 것이 아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남한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할 때만 가져다 쓰고 버릴 수 있는 ‘인간 일회용품’으로 여겨지는 현실에 대한 분명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전 세계 노동자의 권리는 단일하다. 전 세계 노동자의 힘은 단결과 연대다. 문화, 종교, 인종, 계급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뛰어넘어, 자본의 노예로 착취당하고 있는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자!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와 자본에 저항하여 ‘하나된 노동자’로 모두 함께 승리하자! 투쟁!

Posted by 행진

2009/11/09 15:26 2009/11/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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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사건’과 ‘여성’에 대한 폭력

 

○ '조두순 사건'을 바라보며
 얼마 전 일어난, '조두순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포털 싸이트 메인 뉴스에는 매일 한두 개씩 성폭력관련 뉴스가 자리하였고, 사람들은 마치 이전에는 성폭력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분노하고, 두려워하였다. 다음 아고라 등에서는 한 아이의 인생을 망친 조두순이 12년 징역형을 받는 것은 너무 '가벼운' 형벌임을 주장하며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둘러싼 높은 사회적 관심과는 달리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말로 성폭력이 없는 사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토론은 찾아보기 어렵다.


○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잣대와 판단의 기준
 이 사건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된 데에는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잔혹함과 극단적 폭력이었다는 점과 그 폭력의 피해자가 아동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다. 하지만 이 사건을 단지 ‘아동’에 대한 성폭력으로 바라볼 경우,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여성의 성에 대한 착취와 폭력에 눈 감는 것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성폭력’은 한 인간의 존엄성을 빼앗는 극단적 폭력으로 인식되지 못했으며, 특히 그것이 성인 여성에 대한 폭력인 경우 여성이 술을 마셨다든가, 짧은 치마를 입었다든가, 심지어 목숨 걸고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조차 ‘성폭력’을 당할 빌미를 제공하는 것인 양 이야기되어왔다. ‘얼마나 끔찍한 일을 당했는가’를 증명하지 않고는 성폭력 ‘피해자’임을 이야기하기 어렵기도 하다. 물론, 가해자에 비해 훨씬 어리고 저항 능력이 없는 아이에게 폭력을 가한 사건이 전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성폭력이라는 사건에 대한 사회적 잣대와 판단의 기준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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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력이 발생하는 진정한 원인은 무엇인가
 성폭력은 ‘싸이코패스’가 저지르는 행위이며, 그런 ‘싸이코패스’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통해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 역시 문제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성폭력은 '싸이코'들이 저지르는 '특수한' 범죄가 아니다. 성폭력 가해자의 83%가 가족 혹은 친지, 이웃 등의 지인이라는 통계(한국성폭력상담소, 2006년 상담통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성폭력이라는 극단적 폭력은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가하는 '일상적'인 폭력이기도 한 것이다. 인터넷 공간을 떠도는 가학적 내용의 포르노나 일상적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만드는 미디어가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고 성적 쾌락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성폭력을 재생산하는 구조가 된다는 것을 간과하고서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결코 문제해결의 방안일 수 없다.

○ 노동자운동이 여성억압에 맞선 투쟁에 나서야 한다.
 여성의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은 남한사회를 변혁하고자 하는 노동자운동의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 이는 특히 올해 초 민주노총 성폭력사건과 이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주노총 성폭력사건은 ‘부도덕한 몇몇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페미니즘을 몇몇 여성들의 처우 개선 요구로만 받아들였던 운동사회 내 ‘여성권’에 대한 공백이 이 사건의 진짜 이유다. 모든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모든 인간의 '권리'라면, 여성들에 대한 구조적 폭력에 저항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몫일 것이다.

Posted by 행진

2009/11/09 15:15 2009/11/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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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재파병을 막아내기 위해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 외교통상부 장관,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방침을 결정했다. 다른 국가의 지방재건팀(PRT)이 주둔하고 있지 않는 3개 주(州) 가운데 한 곳을 맡아 독자 운영하기로 했고, 규모는 130명의 지방재건팀과 지방재건팀을 경비하는 명분으로 특전사 포함 300명 규모의 병력을 보낼 예정이다. 6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아프간 파병의 안전 대책에 대한 질문에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며 과거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았듯이,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에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 ‘지방재건팀’ 어떤 명분을 걸어도 전쟁은 전쟁일 뿐
국민들은 아직 윤장호 하사의 죽음과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한국인 18명이 피랍되어 2명이 목숨을 피랍사태를 기억한다. 유 장관의 발언은 이러한 희생을 각오하면서라도 파병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다. 정부는 ‘지방재건팀(PRT)’은 전투가 아니라 사회기반을 재건하는 일을 한다며 파병과 다르다고 변명하지만, 유사 시 싸울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재건팀’과 ‘전투병’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전쟁에 가담하는 것 자체로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또한 파병은 한국 국민을 테러의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넘어, 전 세계적인 갈등과 위험을 증가시킨다. 아프간 사회기반을 재건하겠다며 들어오는 민간사업팀과 군대를 아프간의 민중들이 달갑게 바라볼 수 있을 리 없다. 뿐만 아니라 아프간 대선에 개입하여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권을 세우기 위한 미국과 파병국의 계획은 아프간의 분쟁과 분열을 가속화한다. 파병은 아무리 ‘평화’와 ‘재건’을 내걸어도, 아프간 민중들의 평화와 자치를 억압하는 ‘파괴’와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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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위한 파병인가
정부는 ‘아프간 사회 재건’을 입에 발린 말으로라도 명분으로 내걸고 있지 않다. 대놓고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의무”라며, 부시 때부터 이어져 온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국의 정책 기조에 철저히 따르고 있다. 미국은 아프간침략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에서 벗어난 국가를 통제하고,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를 다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으며, 현지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자국 병력을 철수시키거나 검토 중이다. 이러한 와중에 증파를 결정한 이명박 정권의 의도는 명확하다. 미국 주도 세계질서 하에서 한미공조 강화를 통해 국익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국익에는 자국민의 목숨은 들어있지 않다. 또한 다른 나라 민중들의 삶과 평화를 짓밟는 국익이다.


○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반전평화를 쟁취하자!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은 결코 테러와 전쟁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없다. 한국이 이 전쟁에 더욱 깊이 발 담그게 됨에 따라, 우리는 의지와 무관하게 전범국가의 국민이 된 우리들은 테러 공포에 시달려야할지 모른다. 더 이상의 비극은 막아야 한다. 전쟁 참여국들이 전 세계 민중들에 대해 저지르는 범죄를 결코 허용할 수 없다. 전범국가의 국민이 되기를 거부하고, 파병을 저지하고 반전평화를 되찾는 투쟁에 나서자.

Posted by 행진

2009/11/09 15:10 2009/11/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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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 녹색덧칠을 걷어내자!


○ 이명박의 야심작
 작년부터 이명박 정권이 추진한 ‘저탄소 녹색성장’이 본격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지구온난화 심화와 환경재난이 겹치면서 환경, 기후에 관한 주제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권은 ‘녹색성장’이 환경보호와 더불어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신(新)성장 동력이라며 선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안과 4대강 정비 사업 계획이 기후 변화와 환경파괴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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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금강에서 가물막이 공사를 하는 모습



탄소배출권 거래시장과 금융투기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정비 사업은 학계와 환경단체가 분석한 것처럼 심각한 환경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바 있다. 건설자본을 위한 무분별한 땅파기와 22조원의 세금투입으로 민중의 피와 땀, 생활환경마저 뒤엎겠다는 불도저 이명박이다.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안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금융시책, 녹색산업 투자회사 설립과 지원, 탄소 배출권 거래제 도입으로 새로운 이윤통로와 금융투기 거품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탄소배출권은 일정기간 동안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배출할 권리를 말하는데, 이를 주식, 채권과 같이 거래소 또는 장외에서 매매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기업은 할당받은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초과 배출이 필요할 시 다른 기업에게 배출권을 살 수 있고, 반대의 경우 팔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배출권 가격 예측모델을 만들어 석유, 석탄 등 상품가격과 강수량, 기온 등 기상 데이터의 상관관계로 가격을 책정하고 작동한다. 여기에 투기거품이 늘어난다면, 탄소배출권 거래는 또 하나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낳을 것이다.

 EU 국가들과 미국은 이미 유럽기후거래소, 시카고 기후거래소 등을 운영하며 수익을 획득하고 있고, 시장규모는 1263.5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포스트 교토체제의 구체적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한다. 환경보호와 친환경으로 포장된 사업들은 투기와 환경지배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갈 것이다.

○ 녹색덧칠을 걷어내자!
 돌이킬 수 없는 환경 기후의 변화, 그리고 계속되는 파괴는 명백히 자본과 정권으로 발생했다. 그럼에도 또다시 환경, 기후를 금융상품으로 만들어 투기를 조장하고, 지배하려 들고 있다. 사라져가는 삶의 터전과 생태계에 녹색페인트를 붓는다고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 오히려 이 녹색덧칠 페인트가 마지막 남은 곳마저도 집어삼킬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요구한다. 국내탄소배출권 거래제-국내발행 배출권이 해외시장에서 거래되고 해외시장의 배출권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환경파괴거래제-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자본과 정권은 녹색덧칠을 중단하고, 조건 없는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한다!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투기자본을 위한 green(달러를 의미)성장 막아내자!

Posted by 행진

2009/11/09 15:06 2009/11/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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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전하는 이야기, 학생운동을 만나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고려대 문과대 학생회장 민영이고, 전국학생행진과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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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문과대 학생회장 민영


Q
 이번 주말에 노동자대회가 열리죠. 예전에는 ‘노동자대회 참가단’을 대학에서도 꾸려서 많이 참가했었는데, 요즘 대학 분위기는 어떤가요?

A 언론이나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백안시하는 분위기가 있듯이, 대학도 거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래도 대학에서는 ‘노동자대회에 가서 연대하자’라는 말이 나오면, 학우들한테 올바른 일로 여겨져 왔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예전에는 ‘대학생, 지식인으로서 사회문제나 노동자들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는 논리가 받아들여졌는데, 요즘은 ‘우리가 나선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변하는 것이 있느냐. 그런 활동이 의미 없진 않지만 내가 하려면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 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예전보다 소수이긴 해도 학생들이 노동자대회 참가단을 꾸려 나오기도 하구요, 저희는 보통 학생회 선거 기간 중간에 노동자대회가 열려서 함께 선본활동을 하는 친구들과 교양을 진행하고 나오고 있습니다.


Q 최근에 ‘88만원 세대’를 비롯해서 행동하지 않는 20대, 혹은 불행한 세대로서 20대가 많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지금 20대들은 단군이래로 최고로 공부도 많이하고 영어도 능통하고, 컴퓨터도 잘하는 세대라지만 취업난의 공포를 다들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요. 요즘 '난 잉여다'는 자조적인 읊조림이 유행하듯 스스로를 불행한 세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실제로 많습니다. 반면, 학교에서 “함께 싸워서 무언가 쟁취한다!”는 경험 자체를 해보지 못한 세대기도 해요. 대학가 학제개편이나 행정조치에 의해서라도 자치 활동이 차단되고 빡빡한 생활이 강제되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는 대학 내 교육 사안을 개선하려고 해도 학생들한테 서명 받고 학내에서 집회하고, 대학 교육이 어떻게 되어야 하나 토론하면서 바꿔내려고 했다면, 요새는 총학생회가 학교와의 테이블에 가서 잘 협상해주고 나왔으면 하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이상적으로 그리던 대학시절과는 다른 생활을 하면서, 혹은 아무리 봐도 비상식저인 사회를 되돌아 보면서는 "이렇게 사는게 잘 사는걸까"하는 갈등도 느끼기도 하지요. 바로 그런 계기들을 만들고 확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지요. "생각대로 해~"하는 통신사 광고가 심금을 울린다는 이야길 많이 들었는데, 그게 대학생들의 마음안에 갇혀있는 말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어쨌든 저는 학생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먼저 노동자가 된 선배들로부터 너희는 불쌍하다는 말을 들으면 "20대 뿐 아니라 모든 세대가 마찬가지로 힘들지 않나, 노동 운동보다 힘들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합니다(웃음). 저희는 나름대로 지금 시대의 조건에 발을 딛고, 선배활동가들이 남긴 긍정적인 부분은 이어가면서도, 남한운동의 신세대로서 혁신해야 할 부분들을 고민하는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요즘 학생 활동가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활동을 주로 하고 있나요?

A 올 한해 했었던 몇 가지 활동을 예로 들어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네요. 우선 상반기에는 ‘경제위기에 맞선 공동행동’을 꾸려서 활동을 했었어요. 요즘 경기가 회복되었다고 하지만, 다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가능한 거잖아요. 경기회복의 기준도 다 주가나 환율을 기준으로 하지, 실업률이나 임금 같은 것이 기준이 되지는 않잖아요? 이런 실상을 밝히면서 해고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려 평택으로, 용산으로 찾아갔습니다. 2학기 들어서는 ‘민주주의 포럼’이라는 것을 했는데, 노무현이 죽고 민주주의에 관심 갖게 된 대학생들은 늘어났지만 저마다 다른 생각들을 갖고 있기도 했죠. 그래서 진짜 ‘민주주의’가 뭐냐, 시민들 모두가 주인이 되는 사회인데, 왜 노동자들의 권리는 인정받지 못하나, 이런 내용을 가지고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연속 포럼을 전국에서 10개 대학에서 진행했어요. 그리고 저희 대학은 요즘 잠잠하지만, 서울대는 법인화 문제가 있고 중앙대는 경영대, 의대 등을 남기고 인문대, 자연대 등을 다 폐지한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대학구조조정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이런 움직임이 다 대학을 기업화하는 과정인데, 대학이 점점 이렇게 되면 학생들 역시 소위 말하는 'ceo 마인드'만 가지거나, 노동자로서의 권리도 단 한 번 생각해 보지 못한 채 사회로 나갈 게 아니겠어요? 이런 흐름에 맞서서 어떻게 투쟁해야 할지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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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노동자운동과 학생운동의 연대와 관련해서 고민이 있으시다면?

A 도장 공장 침탈을 앞둔 쌍용차 공장앞에서 너무나 안타깝더라고요. 학생운동이 규모있던 시절에는 이럴 때 큰 역할을 했을텐데. 지금은 그런 것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은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학생운동의 할 일이 많은 것 같아요. 투쟁의 장에 달려가야 하는 과제도 있고, 한편으로는 점점 민중연대를와 멀어지는 대학 전반을 돌려세우고 대학생들의 집단적인 저항을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자본의 전략이 민중들의 연대를 가로막고 경쟁을 부추기는 거잖아요. 올해 공기업등지에서도 고용량을 유지하기 위해 대입초임을 깎는 등, 경제위기 속에서 세대간의 갈등이 불거질 공산도 크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기에 대학생들의 이해를 방어하는데 중점을 둔 학생운동의 전략들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함께 싸울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죠(웃음) 어쨌든 학교를 생각해보면 노동절 집회 와보고, 노동자대회 와봤던 사람들과 아닌 채로 사회로 나가는 사람은 나가서도 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최근에 말로만 ‘진보’ 나 ‘좌파’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저는 한국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싸워보지 않고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운동과 연대하는 기풍을 20대의 운동 전반에 남기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저도 이후에 또 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열심히 살고, 투쟁하겠습니다.

Posted by 행진

2009/11/09 15:02 2009/11/0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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