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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미(대구대)


‘더불어숲’, ‘교활’을 가서는 ‘말 그대로 우리 모두가 더불어 숲이 되어야 하겠구나.’하는 생각으로 현재 사회의 교육에서 강요하는 무한경쟁,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끊고 나는 더 높은 곳으로 가는 것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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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권’을 주제로 아이들과 수업을 했었고, 아이들은 자기가 굳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차이가 차별이 된다는 것들을 앎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받는 듯 했다. 그리고 내가 소중하듯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이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생명이 있고, 인격이 있다는 것을 말해줌으로써 나 아닌 다른 사람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숲 초반부에는 학년별 위계질서라든지, 서로를 경계하거나 무시하는 등의 일종의 따돌림 현상도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분위기는 사라졌고 모두가 하나 되는 느낌이었다.  한 명 한 명이 나무가 되어서 정말로 더불어 숲이 되는 과정이랄까. 나는 그러한 것들을 보고 느끼며 정말 감동을 받았다. 더불어숲 교활이라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닐까?  더불어숲이라는 모든 활동. 즉, 수업이든 아니든 아이들과 부대끼고 마음 나누고 하는 것들, 그리고 예비교사끼리 급간을 뛰어넘어 이런저런 고민도 들어보고 새로운 점들도 알게 되는 것들. 이 모든 게 아동끼리이든, 예비교사이든 함께 더불어 숲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와서, ‘교육이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물음은 항시 하고 있다. 대학교 수업시간에 교수는 ‘젓가락질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무슨 아이들 앞에서 교육을 하겠냐고’ 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 때 마다 난 속으로 나에게 묻는다. ‘나의 젓가락질이 흔히들 말하는 표준에 맞지 않지만, 그렇다고 난 이것이 틀리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밥만 잘 먹으면 된다…’고 생각 하면서 대체 아이들 앞에서는 나의 생활습관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한다.

나 혼자서는 ‘괜찮아, 밥만 잘 먹으면 되지’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교수의 말에 세뇌가 되었는지, 아니면 나의 젓가락질이 눈에 띄어 혼날 것을 두려워했는지,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고 옳지 않다고 터부를 할까봐 그리고 그걸로 나를 비판하며 몰아내 칠까봐 스스로 움츠러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맨 후자의 가능성이 왠지 내 가슴을 찌른다.

모든 교육이라는 것이 그렇지만, 더군다나 ‘유아’를 ‘교육’하는 것을 전공하는 나로서 참 고민이 많이 된다. 인생의 맨 초기의 교육으로서 아이가 세상을 보는 눈을 처음 뜨게 하는 곳이랄까, 아님 세상을 보는 눈의 방향을 잡아주는 곳이랄까.

유아기 때 남성과 여성의 구분 ․ 차이, 모든 생활의 기본 습관 등을 규칙성 있게 올바르게(?) 잡아주기 등. 내가 무엇을 어떻게, 어떤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해야 할지 매우 조심스럽다.

나조차도 아직은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서툴고, 또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나는 무엇을 지향하는지 등 아직은 그것들에 대한 깊은 고민이 부족하니까 내가 말하는, 내가 가르치고 싶은 내용에 대해서 확신이 제대로 서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즉, 아직은 나만의 교육철학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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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배우는 과정들이, 즉 이러저러한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하는 것들이 옳은 건지, 왜 저것을 가르치라고 하는 건지 하는 근본적인 물음도 하게 되고 말이다.

예비교사들이여~ 자신이 대학에서 배우는 ‘학생에게 교수해야할 교육내용’에 대해서 ‘물음’을 한 번 던져보자! 왜 내가 이러한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논리, 담론들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를.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만드는 사회를 바라보는 눈, 해석하는 눈은 교사로서 제일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점이다.

졸업하기 전까지 나만의 교육철학을 세울지는 모르겠지만, 예비교사로서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하겠다. 투쟁 ^^

Posted by 행진

2007/09/08 21:24 2007/09/0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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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12차 행진운영위 엿보기

지난 8월 24일, 행진(건) 12차 운영위원회가 경북대학교 생활도서관 ‘열린글터’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5월 19일 광주순례단 일정과 맞물려 광주에서 진행되었던 10차 운영위에서 앞으로는 서울과 서울 외 지역에서 1차례씩 번갈아가며 운영위를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답니다. ^^;;)

보통 행진 운영위는 2개월여마다 열립니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방대하고, 확인해야 할 바가 조금은 많지만, 대부분 중요한 사항들입니다. 이번 뉴스레터 개강호에서는 9/10월 정세전망과 대중운동계획이 논의되었던 12차운영위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개강을 맞이하는 여러 동지들의 실질적 고민도 나눌 겸 뒤풀이 자리를 슬쩍 취재해 보았습니다.

애초의 기획은 개강을 앞두고 있는 동지들의 고민을 들어보려고 했는데, 술잔도 한 순배 돌고 이야기도 이어지다 보니 단순히 개강에 한정되지 않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던 것 같습니다. 지면관계상 뒤풀이에서 오갔던 수많은 이야기들 중 일부만을 담았습니다. 당시의 진지하고 생산적인 이야기들을 다 전달하지 못해 아쉽네요. 12차 운영위 안건지도 다시 한 번 꼭 확인해보시구요, 개강을 보다 힘차게 맞이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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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준위장 민혜: 뒤풀이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려니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이야기하다보면 편해질 것 같네요. 용길 동지부터 한번... ^^;;

(편의상 경어로 정리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경북대 용길: 편하게 이야기하면 되죠? 교지에서는 행진에서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월례포럼의 문제의식을 살려서 9월은 군가산점제, 11월은 대선 10월은 잘 기억안나네요...^^;; 캠퍼스 전체적으로는 여러 부문영역단위 문예패, 교지, 생도 등등 부문영역별 문제의식을 가지고 포럼 진행할 계획임. 현재는 언론 포럼을 계획중이고, 학교가 너무 조용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광장’을 형성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중들과 부딪치고 마주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이주투쟁에 4년째 결합하고 있는데 현재 많이 동력이 떨어지지만, 기존 연대 단위들과의 연대투쟁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야겠다. 경북대 간병인노조 투쟁에도 더 열심히 결합할 계획이다.

고대 태민: 방중에 이랜드 투쟁이 참 자주 있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회 발언이나 선동 외에 내가 과연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방학이라 여기저기 웹자보 같은 걸 올리면 리플을 달기도 하는데, 그걸로 그치곤 해서 아쉬웠다. 개강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아질 텐데 학우들을 만날 걸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성대 민혜: 한편으론 학우들 만나기가 좀 무섭기도 하다. 방중에 현장 활동이 많다보니 내 활동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아 좋았는데... 수업듣기 너무 싫다. --;; 개강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학우들을 만나는 게 단순 보고형식이 되버리진 않을까 걱정이다. 설레긴 하는데... 잘하고 싶다.

연대 현석: 방중에 이랜드투쟁에 주로 결합하면서 연세의료원 투쟁에 제대로 결합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반신자유주의 선봉대 가기전날 타결되었는데(2000명이상의 대규모 파업이었는데...), 참 많은 고민이 들었다. ‘연세춘추’에서는 연세의료원 파업에 대한 기사를 실었는데, 활동하고 있는 교지 ‘문우’를 통해서는 어떻게 알려나갈 수 있을 지 고민이 많이 든다.

동아대 상균: 저희도 고민지점이 비슷한데, 여름에 현장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도 많았지만, 관건은 개강을 맞아 활동을 같이 했던 친구들과 여러 학우들이 현장활동에서의 경험이나 느낌들을 공유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얼굴이 너무 타서 학우들 만나기가 두렵다. 동아대는 2학기에 축제, 학술제 등의 사업이 집중되어 있는데, 1학기때 투쟁 흐름이 2학기에 끊기는 느낌이 든다. 2학기 때 싸이클 사업에 매몰되어 투쟁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해 항상 아쉬웠는데,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이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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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용길: 부산교대나 동의대 부산대 등등 다른 대학의 동지들과도 상시적으로 만나나요?

상균: 단위 일정이 바쁜 이유도 있지만, 현재 상시적인 소통체계 같은 건 없다. 집회나 사업으로 만나는 편이다. 부산지역의 투쟁을 논의하거나 이런 자리는 아직 없고, 작년 메이데이때부터 2년째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2학기 때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면 좋겠는데. 430/메이데이 끝나고 서로 잘 못 만나게 아쉽다. 잘못이었던 것 같다.

경북대 용길: 겨울 현장활동에 대한 고민을 한번 해봤는데, 부산/대경지역 민중연대투쟁단과 같은 형식을 함께꾸려보면 좋지 않을까? 연대의 경험, 공동의 사업 발굴 등등 의의가 많을 것 같다. 서로의 운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함께 고민해보자.

동아대 태엽: 겨울에 지역 차원의 활동이 저조한데... 그러다 보니 새내기 사업에만 집중하게 된다. 말씀하신 것처럼 현장활동을 기획해보면 좋을 것 같다. 지역운동의 활로를 찾기 위한 사업들이 중요하다.

건준위장 민혜: 매시기 사업들의 흐름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건 우리 모두의 고민인 것 같다. 서울 역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각각의 사업이나 투쟁들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활동에 대한 장기적인 시야와 안목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야 여러 실무에 지치거나 각각의 사업의 성패에 연연하기 보다는 한 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상반기에 성과도 많았지만, 예를 들어 연세의료원 투쟁이랑 이랜드투쟁이랑 마주치지 못하고 광주시청투쟁이랑 이랜드투쟁이 마주치지 못하는 건 지금의 한계인 것 같다. 그래서 선봉대처럼 전국을 순회하는 투쟁도 중요하고, 자신이 속한 지역에 기반한 투쟁을 펼치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요즘 학생운동이 흥을 북돋와 주거나 기특한 애들 정도로 생각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방중의 성과가 2학기 대중사업 싸이클 속에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을 펼쳐나가자.

고대 태민: 캠퍼스 내 논쟁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학교에 운동단위들은 많은데 대중운동으로 외화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광장만들기처럼 정치의 공간을 확장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성대 민혜: 선거 공약이었던 ‘아고라’ 사업을 통해 온라인을 통한 마주침을 기획해보자는 취지로 여러차례 주제를 던졌는데 아무런 답글이 없었다... 6월달에 농활문제를 가지고 금잔디광장에서 포럼을 했었는데 상당히 괜찮았다. 학우들이 지나가다가 듣기도 하고, 유인물도 나눠주고... 등등.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 같다.

성신 골룸: ‘메이데이’는 올해 2기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학로 마로니에에서 거리공연을 진행했다. 처음 취지는 학내나 집회 뿐 아니라, 직접밖에 나가보자는 의미였다. 마로니에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쉬기도 하고 혼자 노래도 하고 기타도 치고... 이런 사람들이 많은데 관객이랑 무대가 단절되지 않은 분위기라 좋은 것 같다. 올해의 경우에도 느낌이 좋았는데,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공감하는... 그런 경험들이 소중한 것 같다. 일상적인 발언들 속에서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거창하진 않지만, 소소한 자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갈 필요가 있겠다. 아무도 안 들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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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 재명: 대학로에서의 거리공연 참 참신해요!! ^^;; (약간 취기가 오른 듯한...)  국립대 법인화 관련한 쟁점을 여론화시키는데 대한 고민이 있다. 사실... 올해 총학생회가 국립대 법인화를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의 문제로 바라보기보다는 등록금인상 때문에 막연한 반대... 단순한 문제제기에 그쳤다. 강원대 삼척대 통폐합이나 캠퍼스 이전과 관련한 학교발전이데올로기의 문제 등이 올바르게 문제되지 못했다. 교육투쟁에 대한 고민이 크다. 어떻게 우리의 언어로 이야기할 것인가? 학내 여러 단위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공감은 하지만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에 대한 문제에 대해 합의가 부족하다. 반전투쟁하면서 반전에 대한 입장이 다르고, 한미FTA 투쟁하면서 입장이 다르고... 안타깝다.

우리가 그동안 타 단위와의 연대경험이 부족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선험적으로 재단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올해는 연대하기 위한 시도를 많이 했는데, 한계도 있었지만 단절되었던 그동안을 되돌아보면 성과도 분명이 있었던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개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개강하면 연대에 대한 노력을 다시 기울일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개입하는 과정.. 일희일비하지 않고.... 사람 한명 한명에 얽매이지 않는 꾸준함이 필요한 것 같다.

건준위장 민혜: 다시 운영위 자리에서 만날 때까지 각자의 공간에서 열심히 살자. 그리고 서로의 풍부한 경험들을 앞으로 홈페이지등을 통해 공유해나가자. 짠~~~

Posted by 행진

2007/09/08 21:16 2007/09/0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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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노협을 통해 1980-90년대를 들여다보며 우리 생에서 다시 그렇게 불꽃같은 세월과 마주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전노협이라는 노동자계급의 강렬한 빛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불굴의 투지로 삶 전체를 부딪쳐감으로써 자기를 철저히 부정함으로써 자유롭고자 했던 인간들이었다.
전노협 백서는 바로 역사 속의 그들에게 바친다.
설사 그들이 지금은 탕아가 되고, 적이 되고, 자신들이 경멸했던 산업사회의 쓰레기가 되고, 노동귀족이 되었다 할지라도 망설임 없이 그들의 1980-90년대 삶에 바친다.
- 전노협 백서 중에서

1부. 들어가며


지난 5월28일 한국일보가 서울지역 4개 대학 학보사와 함께 대학생 1,0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987년에 6월 항쟁이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르는 학생이 68%에 달했다. 그리고 6월 항쟁을 잘 모르는 이유에 대해서 이 중 57.3%는 ‘관심이 없어서’라고 답했으며, 23.4%는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라고 했다.(한국일보, <대학생 10명 중 6명 "6·10항쟁 잘 모릅니다">)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될 수 있을 것이나, 이 기획연재에서 그 이유를 분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보다 우리들 스스로는 얼마나 ‘87년’ 이라는 역사적 계기에 대해서 사고하고 있었는지, 위 설문조사에서 관심이 없다고 한 57.3%의 관심을 촉구하고,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는 23.4%에게 얘기해줄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했는지 등에 대해서 평가해보려고 한다. 결과적으로 위의 설문조사는 신자유주의 개혁세력들이 스스로를 87년 6월 항쟁의 투사이자 그 성과물로 표상시키면서 대대적인 ‘선전홍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에 맞선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만들어 가는 우리들이 6월 항쟁의 성격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7,8,9월 노동자대투쟁은 어떠한가? 모르긴 몰라도, 6월 항쟁에 비해 대중적 역사인식은 더욱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대적인 기념행사들이 추진되고 수많은 언론에서 기획연재하는 6월 항쟁에 비해서, 노동자대투쟁과 이후의 노동운동의 전개과정은 소외되고 억압되어 있는 의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번 이랜드-뉴코아 투쟁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라는 것이며 무엇보다 신자유주의의 위기를 체제 내적으로 극복하고자 지배계급의 노력 속에서 이러한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빈곤과 폭력은 더욱 다양하고 일상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대공장의 남성노동자들의 투쟁이 노동운동의 일정한 표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면, 신자유주의 시대에 비정규직-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우리는 주요하게 볼 수 있는 것이며, 이에 따른 현재  노동운동의 새로운 국면과 더불어 각종 한계과 부침 역시 그 안에서 위치지어 지어 있음을 우리는 확인하고 있다.

현재의 모순을 지양하고, 보다 민중적이고 대안적인 생산의 관계와 삶의 양식을 고민하며 대안을 세계화하고자 하는 운동은 모순과 갈등, 즉 현실의 모순을 주되게 만들어 내고 있는 자본축적과 이에 맞서는 민중들의 투쟁의 양상을 중심으로 역사를 인식하고자 하는 데에서 부터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시기의 자본축적체제와 국가의 통치체제는 하나의 몸뚱이에서 뻗어 나온 두 개의 머리이고, 특정 시기의 노동자들의 투쟁은 바로 그 ‘두 머리의 독수리’가 강요하는 ‘착취’와 ‘지배’를 넘어서기 위한 구체적 과정이기다. 이러한 관점에서 87년 노동자 대투쟁과 그 이후 20년의 노동운동 전개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다음의 다양한 층위가 분석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첫째, 세계적 차원에서의 자본축적 과정의 변모와 이 속에서의 헤게모니 국가의 역할을 살펴보고, 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한국이라는 (半)주변부 국가의 경제성장 전략 및 통치체제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한국 지배계급의 정치-경제 전략 및 대중이데올로기 상의 변모를 분석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정권의 정책적 이데올로기적 공세, 노동현장에서의 노동통제 상의 변모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위와 같은 조건에서 노동자들이 착취와 지배를 넘어서기 위해서 어떻게 투쟁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이 부분이 바로 ‘노동운동’이며, 이는 또한 노동운동의 ‘이념’, ‘주체형성’, ‘조직’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기획연재 역시 준비되었다.

<< 이번 기획연재가 현재의 노동운동 위기 극복 논의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20년의 시야를 바탕으로 우리의 현재 실천을 보다 더 긴 역사적 맥락 속에서 객관화하여 되돌아보는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의 계기를 만드는 데에 일조할 수 있길 바랍니다. 총3회로 나누어 연재될 예정이며 이번호에는 아래 목차 2부까지를 담았습니다. 웹상으로는 요약문을 담았으니, 첨부파일을 꼭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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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진

2007/09/08 21:06 2007/09/0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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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악법 폐기 투쟁의 분수령,
이랜드-뉴코아 여성노동자들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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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악법 시행과 함께 폭발한 홈에버, 뉴코아 노동자들의 투쟁은 비정규직 보호법안의 기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대중들의 전폭적 지지 속에 전국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신자유주의 정권은 그녀들의 투쟁을 ‘이랜드라는 기업과 노동자들의 대결’로 한정지으려하고, 불법 운운하며 공권력을 투입하고, 손배가압류와 직장 폐쇄, 구속 등의 각종 법적 조치를 통해 왜곡하고 탄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악법의 기만이라는 하늘은 ‘보호’라는 손바닥으로 가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녀들은 계속해서 매장을 타격하고 거점 형성을 위한 점거를 계획해오고 있으며 다양한 단위들과 함께 불매운동과 같은 일상 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전국 동시다발 매장봉쇄 투쟁 등의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연대단위들 또한 매장점거와 매출제로 투쟁 등에 결합을 중심으로 연대를 지속해오고 있다.

하지만 점거와 타격을 중심으로 하는 투쟁을 지지 엄호하는 과정과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쟁점의 전환’과 ‘투쟁의 대중적 저변 확보’를 위한 일상적 정치활동의 취약함은, 폭발적이었던 대중들의 지지와 전국적 쟁점형성이라는 조건을 지속적으로 이어오며 상승시키지 못하는 현재적 한계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이랜드-뉴코아 투쟁의 주된 전술이었던 ‘점거’와 ‘매장 봉쇄’ 투쟁이 공권력 탄압과 내부 분열 조장, 거점 재형성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그 효과를 다하지 못하고 이랜드-뉴코아 투쟁이 점차 지구전으로 돌입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의 투쟁이 비정규악법 폐기 투쟁의 중대한 분수령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다시금 전선의 확장을 위한 투쟁을 결의해야 할 것이다. 최근 노동부의 주선으로 교섭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측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실질적인 교섭전망은 불투명해 보이며 오히려 투쟁전선은 이완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결국 추석을 전후로 한 투쟁이 향후 투쟁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며, 하기에 보다 공세적인 돌파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랜드 투쟁, 승리의 열쇠는 어디에 있는가.


이랜드vs노동자의 대결구도를 넘어 비정규악법 폐기 투쟁으로 나아가자.

이랜드 투쟁의 전국적 쟁점화 이후 투쟁의 의의를 축소시키기 위한 지배계급의 시도는 투쟁의 대상을 ‘이랜드’라는 기업에 국한시켜 실제 사태의 원인인 비정규악법에 대한 발언을 봉쇄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투쟁을 박성수 개인, 이랜드라는 일개 기업, 같은 매장에서 장사하는 소상인들 등과 대립하는 것으로 보이게 만듦으로써 투쟁의 확장을 가로막으려하고 있다. 이러한 왜곡에 맞서 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편적인 서민들의 삶의 문제로 제기하지 않는다면 그녀들의 투쟁 또한 특수한 몇몇 사람들의 권익다툼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의 사태가 이랜드 노동자들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으며, 금융화의 필연적 결과로서의 구조조정, 불안정노동 확산으로 인한 민생파탄을 폭로하고 비정규악법 폐기 투쟁을 적극 제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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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동권을 적극 발언하자.

이랜드 여성노동자들은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이 땅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자유주의 경제 위기 이후 여성노동자들은 더욱 유연하고 관리하기 쉬운 노동력으로서 비정규직으로 노동시장에 대거 유입되었다. 그녀들은 기존의 성별분업의 모습 그대로 대거 저임금/장시간/서비스직 등의 조건에서 여성적 이미지를 착취당하며 부차화 되어왔다. 이러한 자본의 이윤형성과 생존을 위한 필수적 전략으로서 ‘여성의 노동권 제약’에 대해 발언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일상적이고 다양한 지역별 연대 운동을 활성화하자.

이랜드 투쟁은 홈에버, 뉴코아 등 지역 주민들의 생활의 거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투쟁이다. 상암점에서의 점거에서도 확인하였듯 지역에서의 지지기반 형성은 투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더욱 심해질 노동자-주민 간의 갈등 조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역에서의 이해와 지지, 그리고 동참을 끌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지역별로 지원대책위가 존재하지만 활동이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대위 결합이나 공동투쟁진행 등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고민할 수 있어야겠다.

선도적인 투쟁을 기획하고 헌신적인 대중운동을 진행하자.

앞선 발언의 얼개로 대중들을 끊임없이 만나는 것과 함께, 쟁점을 확장시킬 정세적이고 선도적인 투쟁들이 기획될 수 있어야 한다. 이 투쟁을 지속적인 ‘정치적·전국적 쟁점’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대중운동 계획을 고민하고 일상적인 정치 활동을 수행하자.

개강과 함께 서명운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중운동을 기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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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이랜드-뉴코아 향후 투쟁에 있어 9월 말까지의 흐름은 정말 중요하다. 특히 9월 말 추석 전후는 이랜드 자본의 매출이 가장 많을 때이며, 이랜드-뉴코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정에서의 압박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에 집중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또 투쟁의 대상을 끊임없이 한정짓고 특정한 권리들의 충돌로 몰아가려하는 시도들이 추석이라는 시점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 개강과 함께 공세적으로 대중들의 지지를 확장하고 쟁점을 상승시키는 투쟁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비정규악법 폐기와 이랜드 사태 해결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학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랜드 문제에 대해서 다시금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자. 1차적으로 추석까지의 공세적인 진행으로 실질적으로 ‘대중의 지지를 확장하는 투쟁의 무기로서’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정도의 수위로 서명을 조직하자.

서명운동과 함께 다양한 연대 활동을 계획하자. 서명운동 자체에서도 학내 노동자 만나서 서명받기, 학교 주변 알바생 서명받기 등 다양한 주체화의 경로 및 연대 확장의 경로를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며, 서명운동을 통한 기반 위에서 학교-지구별 간담회, 모금 운동, 축제 기간 연대 주점 등을 기획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하자. 이 과정에서 광장사업 몇 번을 더 배치하는데 그치기보다는 각 대중운동단위의 싸이클 사업-개강맞이 사업, 축제, 학술제 등-과 유기적으로, 대중의 삶과 마주치는 방식으로 계획이 구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행진

2007/09/08 20:58 2007/09/0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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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하나.

1630년대 중반 네덜란드 튤립 버블 당시의 기록에 따르면, 누군가 황소 1.000마리를 팔아 튤립 뿌리 40개를 사고도 득의의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16세기 후반 사치품 정도로 여겨졌던 튤립은 1630년대에는 튤립 구근의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떨어졌고, 일반 대중도 찾기 시작했다. 이런 대중화에 따라 원예사들은 튤립 재배에 ‘우아하고 제한된 방식’ 대신 ‘공격적이고 기업가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직조업자, 목수, 제분업자, 대장장이, 작은 배의 선장 모두가 원예 열풍에 사로잡혔다. 1630년대 중반이 되자 꽃은 계절적인 상품이라는 요인도 가세해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했다. 당연히 튤립의 가격은 매우 가파르게 상승했다.

튤립가격이 치솟자, 암스테르담의 증권거래소는 튤립 거래를 아예 상장 종목으로 내걸기 시작했다. 돈부터 받고 물건은 나중에 건네주는 현대판 ‘선물 거래’가 판을 치는가 하면, 이 북새통에 상인들은 이중 삼중 계약으로 돈을 챙긴 뒤 부도를 내기도 했다. 한 번은 수입 화물을 싣고 온 선원에게 수고의 뜻으로 주인이 훈제 청어 한 마리를 내주었더니, 그는 무심코 선주 사무실의 ‘양파’ 하나를 들고 나가 기분 좋게 점심 식사를 마쳤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양파는 ‘셈페르 아우구스투스’(황제 튤립)라는 튤립 구근이었다. 프랑스 경제학자의 계산에 따르면 당시 ‘셈페르 아우구스투스’ 튤립 구근은 한 뿌리에 현재의 한화 4,000만 원이나 된다. 4,000만 원짜리 점심을 먹은 선원은 이유도 모른 채 옥에 갇혔다.

# 이야기 둘.

" (...) 본인의 실패한 인생을 회고함으로써 누군가 이글을 읽어본다면, 본인의 잘못된 삶의 모습을 보고 답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 본인은 주식과 선물옵션을 21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활황장세에 파생에 실패한 파생인의 기록을 남김으로 해서, 파생에 위험성을 고지함과 동시에 잘못된 시장의 생리를 파헤쳐 누군가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아니하길 간절히 바랄 따름입니다. 파생시장은 투자의 개념이 아닌 도박성을 띄운 상품입니다. 인간의 본성 속에 깊게 자리한 물욕이란 더러운 욕심이 만들어낸 허울 속에서, 인간이 만들어 놓은 더러운 도박판인 것이지요.

(...) 이제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그리고 주식이나 파생을 하시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 "

위 글은 한 증권전문사이트에서 필명 '시골국수'로 활약하던(이른바 파생상품투자의 '재야고수'로 불리던) 한 주식투자가의 유서이다. 그는 유서를 남기고 잠적한 지 2주 후인 6월 말,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다른 듯 보이는 위의 두 이야기에는 커다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투기적인 시장구조’가 그것이다.

여기서 차이점이 있다면 16세기의 튤립이 오늘날 탄소배출권, 광고시간, 통신주파수대역, 에너지, 기후 등등의 파생상품과 같은 이상한 것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만약 ‘봉이 김선달’이 현대를 살았다면 결코 많은 돈을 벌지 못했을 것이다.  ‘물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을 뿐 아니라, ‘물’ 투자 상품도 이미 거래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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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틀기가 무섭게 금융상품광고가 쏟아지고, 서점가는 재테크 관련 서적들로 넘쳐나고, 심지어 요즘 대학가에서 소위 가장 잘 나가는(?) 동아리는 ‘부자학연합동아리’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투자를 잘하면 언제든지 부자가 될 것처럼 사회분위기를 조장하지만, 최상위 20%와 가장 낮은 계층 20%의 소득 격차는 8배로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고 금융거래가 불가능한 사람만 하더라도 5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로 인해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보다도 많은 200~300만가구가 집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자신이 투자한 주식의 등락에 안절부절못하는 이른바 스톡홀릭(stockholic·주식중독)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의 도덕성을 탓해야 하는 문제일까? 아니면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대출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능력이 부족해서인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문제의 본질은 ‘투기적 시장구조’이다. 이는 특히 오늘날의 경우,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노동자민중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금융(세계)화’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간단하게나마, 현재의 금융세계화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세계경제는 1970년대 이후 이윤율이 하락하면서 금융화가 재개된다. 1970년대의 ‘금융세계화’가 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면, 1990년대 이후에는 증권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가 진전된다. 보통 시장이 세계화된다고 하는데, 여기서 시장은 증권시장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증권시장의 주요 행위자는 기관투자가와 법인자본이다. 연기금을 매개로한 기관투자가는 현재 금융화의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다. 연기금은 연금과 여러 가지 기금들을 말하는데, 다양한 펀드들을 포함한 대규모 공무원 연금 같은 것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개인이 납부한 연금적립금을 퇴직 뒤 되돌려 받는 적립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연기금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단기투자나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하기도 하고, 투자대상 기업에 구조조정 압력을 넣어 투자한 기업의 시장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여기서 연기금 자체가 노동자의 발목을 잡는 사이클을 형성하는 역설이 발생하는데, 거대 규모가 된 연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데 연기금이 대주주이니까 투자대상 기업에게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하게 된다. 구조조정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원감축이고, 그러면 기업의 시장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또한, 산업지배적인 금융그룹이 등장하게 되는데, 제조업 기반을 가졌던 기업들이 주소득원을 더 이상 제조업에서 찾지 않고 금융업 쪽으로 변신하여 복합기업을 이루는 형태가 늘어난다. 대표적인 예로 제네럴일레트릭(GE)를 보면 “주주 가치 극대화를 통한 시장 가치 경영”을 내걸고 핵심적으로, 1. 기업 인수와 기존 사업 부문 매각, 2. 대규모 정리 해고 등 ‘산업적’ 비용 절감, 3. 금융서비스 부문 등으로의 진출(‘GE금융서비스’는 현재 GE의 이익구조에서 30%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문.) 등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기업의 시장가치를 높이려 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1980년과 1998년을 비교했을 때, 주주들에게 돌아간 몫이 1200%증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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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의 금융세계화 국면에서는 전 세계의 금융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혹자들은 ‘미국 경제의 재채기에 다른 나라들은 몸살을 앓는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초국적 기업이 자회사 형태를 통해 복잡한 상호투자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 투자망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국가를 단위로 보호주의적으로 분리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어떤 국가도 독립적 경제를 분리시켜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루에도 1조 달러가 넘는 투기자본이 이익을 쫓아 국경을 넘나들고 있는 상황은 약간의 위험신호가 언제 어느 때 태풍으로 돌변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97년 11월 일본 은행들이 우리나라에 대출했던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한 것이 외환위기 발생의 주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덧붙여, 미국으로 군사력이 집중되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9.11이후의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금융세계화가 진전됨에 따라 세계적 통치성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시에 군사세계화가 진전된다.(금융세계화와 군사세계화는 평행적으로 발전.)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남반구 국가들의 국가구조 자체가 해체에 가까운 상태로 몰리고 발전주의의 환상이 힘을 잃고 있어 남반구 국가들이 기존의 세계질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은 압도적 군사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적 통치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9.11 이후 ‘예방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군사세계화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며, 이라크 전쟁이나 전략적 유연성의 문제도 금융세계화를 위한 세계적 통치성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한국사회


IMF 이후 한국에서의 10년은 곧 금융화의 진행과 금융세계화로의 적극적인 편입과정이었다. 즉, 사회의 모든 요소들이 금융적 이익의 추구가 가능한 형태로 재편되었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은 IMF를 경유하면서 4대 부문 구조조정 등을 제기하면서 기업의 소유지배구조를 개혁하고 주식시장을 자유화함으로써, 기업과 은행을 주식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형태로 전환시켰고, 주식시장을 개방하여 초민족적인 자본 거래가 가능토록 하였으며, 주주와 투자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정리해고, 노동유연화가 대대적으로 진행해왔다.

최근 시행된 비정규개악법은 정부 차원에서 이것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법의 힘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강력한 제스추어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금융(세계)화에 적응한 기업들은 주가폭등, 수출확대를 경험했지만, 세계적 금융자본의 한국 경제에 대한 지배력과 경제 불안정성은 끊임없이 커져왔다. ‘해외투자자’들은 경제위기를 틈타 국내기업의 지분을 헐값에 인수한 후 구조조정으로 주식가치를 키워 되팔아 막대한 이득을 챙겨 나갔다. 이 과정에서 농촌 붕괴, 고용불안, 빈곤의 확산으로 노동자 민중의 삶의 위기는 오히려 더욱 심각해졌고, 특히 여성들에게는 그 위기를 완충하는 역할이 강제되고 있다.

한미 FTA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이러한 신자유주의 재편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 국내 재벌의 금융화를 촉진하는 한편 금융서비스, 사업서비스를 개방하여 한국사회 법과 제도 전반을 금융자본이 활동하기에 적합하도록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최근 통과된 ‘자본시장통합법’은 노무현의 동북아 금융허브론에 있어 결정적 준거점인 만큼, 이를 단순히 금융산업 발전방안이 아니라, 국가 발전 전망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주력산업으로 하는 통상국가로의 발전전망). 왜냐하면 초민족적 자본의 세계적 순환의 축(hub)이 되겠다는 것은 곧 초민족적 자본의 투자가 활성화되는 국내 조건을 조성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미 FTA가 ‘투자와 무역의 자유화’ 그 중에서도 ‘투자자-국가 소송제’로 대변되는 ‘투자의 자유, 투자자의 보호’를 핵심으로 한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이는 또한 한미FTA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드러나고 있는 문제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민중들의 삶과 가치와는 무관한 철저히 자본을 위한 협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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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금융화’다!
‘금융화’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을 수행하자!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사태로 인한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는 단순히 주식시장 자체의 불안정성을 뛰어넘는 문제다. 금융화를 핵심 동력으로 하는 현재의 자본주의가 전염되는 불안정성을 띄고 있으며, 예측할 수 없는 백척간두의 정점에 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최고경영자들과 금융자본가의 소득이 이전에 비해 10배, 20배씩 증가하기 위해서는 항상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려야 하는 노동자들이 10배 20배 증가해야만 하는 것이다. 절벽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금융세계화가 제시하는 길이 비정규악법과 한미FTA, 전쟁과 폭력이라면, 노동자-민중이 밝혀가야 하는 길은 비정규악법폐기와 한미FTA저지, 그리고 전쟁과 폭력의 종식이어야 한다. ‘(금융)세계화’라는 단어는 지난 10년간 아주 바빴다. 이제 쉴 때도 되었다. 하반기,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본질,  ‘금융화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을 진행하자!

Posted by 행진

2007/09/08 20:48 2007/09/0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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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9호를 발간하며

다들 개강 잘 하셨나요?

이번 뉴스레터 9호는 나름 ‘개강특집호’입니다. 비록, 개강과 동시에 발행되지 못해 죄송스럽네요. 하지만, 아직 개강이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충분히 유효할거라 생각합니다. --;;

레닌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미래의 사람들은 우리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꺼야. 적어도 지금처럼 잔혹한 시절은 아니겠지.”

물론 그가 꿈꾸던 미래의 모습은 당연히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겠죠. ^^

비록 그가 어떤 뜻으로 이런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은 스스로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 이야기해온 것은 아닌지,

FTA가 체결되고, 비정규악법이 시행되면, 대통령이 누가되던지 민중들의 삶은 더 잔혹해 질 거라는 식으로...

지키는 것에 급급하다 보니, 꿈꾸는 것을 게을리 한 건 아닌지.

2학기엔 우리들이 꿈꾸는 것들과 실천하는 것들이 좀 더 가까워지길 기대해 봅니다.

잡답이 길었네요. 아무튼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Main Voice>「‘금융화’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을 수행하기 위하여」라는 글을 실었습니다. ‘금융화’가 현재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본질이라면, 이에 대한 투쟁은 결코 우회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직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월례포럼이나 여러 일상적인 실천들을 통해 동지들과 함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봤으면 합니다.

다음으로「이랜드사태 해결! 비정규악법 폐기!」라는 제목의 제언 형식의 글을 실었습니다. 이미 개강하면서 여러 학교에서 이와 관련한 실천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으실 텐데요. 지난 12차 행진 운영위에서 논의한 서명운동을 비롯한 각 캠퍼스에서의 다양한 실천들을 홈페이지를 통해 꼭 공유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기획연재>「87년이후, 한국노동운동 20년史」라는 제목으로 이번호부터 총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20년의 시야를 바탕으로 우리의 현재 실천을 보다 더 긴 역사적 맥락 속에서 객관화하여 되돌아보는 데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대되시죠? 분량이 많아 웹상으로는 요약문을 담고, 파일을 첨부했으니 파일도 꼭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기사로는 「12차 행진운영위 엿보기」라는 글을 실었습니다. 사실 운영위 뒤풀이 자리에서 개강을 맞는 여러 동지들의 고민을 살짝 들어본 기사인데요. 이 기사뿐만 아니라 운영위 안건지 역시 행진 홈페이지 회의자료실에 있으니 꼭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회원마당에는 여름교육활동 '더불어숲' 봉화 교장선생님, 대구대 경미 동지가 '교활 수기'를 보내주셨고, 대안세계화 학생포럼 불안정노동포럼 기획단에 참여했던 고려대 성영동지가 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Posted by 행진

2007/09/08 20:46 2007/09/0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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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회원마당] 탁상공론, 소회

- 대근(고려대)

탁상공론(濯想恐論) 소회(所懷)


지난 11월, 아무것도 모른 채 단지 할 사람이 없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학회장이 된 지 어언 5개월이 지났다. 선거 총회를 하면서, 선배들이 네가 생각하는 학회의 상이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고, 나도 나름대로 생각한 것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얼마나 모르는 게 많았는지 모르겠다.(지금도 마찬가지^^;;)

아르바이트 때문에 늘 바빠서 세미나에 참여하는 것도 제대로 못했기에, 솔직히 학회장이 막 되었을 때까지도 학회는 단지 세미나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내 임무(?)는 학회원을 많이 받고 세미나를 잘 진행시키고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 잘 지내는 것이라고. 물론 그 부분이 학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중심인 것은 틀림없다. 학회는 본질적으로 진보적 담론을 공부하고 형성하는 곳이기에 세미나가 중심이 된다. 하지만 세미나로만 끝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조금이라도 더 알고, 사회의 모순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잘못된 것을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에 와서는 학회가 세미나를 넘어서는 어떤 활동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스스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학회장이라는 이름으로 여기 저기 불려 다니고 끌려 다닌 끝에 깨닫게 된 것이지만.(^^) 특히 올해 들어 FTA 라는 정세 속에서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단지 선배가 불러서 나간 것이 아니라, 이때까지 내가 학회에서 해 온 세미나를 토대로 형성된 인식과 판단, 나의 주관으로 참여했다. 물론 여기까지 나를 이끌어준 것은 함께 세미나를 하면서 고민을 들어준 선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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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학회장의 입장에서 어려운 것은 내가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세미나를 하면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를 습득시키고, 앎을 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주입시키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한 끝에 자신의 의지로 움직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점점 더 빡빡해지는 대학 생활이 새내기들뿐만 아니라 나를 비롯한 선배들까지 사회를 고민하고 사회와 연대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것 같다. 게다가 지난 2년간 문제와 직접 부딪히고 참여한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어떤 문제를 같이하고 참여하자고 학회에서 말을 꺼내기가 더욱 힘든 것 같다. 참여하면 무엇을 하게 되고 어떤 것을 느끼게 될 지 나 역시 모르기는 마찬가지니까.

탁상공론은 사회과학 학회이다. 3월 초에 한 차례 지성인을 주제로 사이드의 「권력과 지성인」을 읽었고, 그 때 2년차 간사들과 함께 지성인의 존재와 역할, 우리 대학생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다. 3월 학회주간에 ‘이주노동자와 노동3권’을 주제로 공개세미나를 했다. 이후 다른 학회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20여명의 새내기를 선발(?)해서 지금은 ‘이중 혁명’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재미없는 단순한 스터디가 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한 차례 세미나를 해보니 의외로 이중혁명 당시와 지금의 현실(특히 FTA와 관련해서)이 유사하고, 그로부터 지금의 현실을 고민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무슨 이유인지 예상보다 많은 새내기들이 들어와서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착오도 있었고 학회원 한 명 한 명과 깊은 교류를 나누는 것이 예전보다는 힘들어졌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생각이 다양해지고 학회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선배들의 바램, 나의 의지, 간사들의 고민, 새내기들의 열정이 합쳐져서 탁공은 앞으로도 사회 문제를 고민하고 각자의 삶을 고민하는 장이 될 것이다. 이중 혁명에 이어서 어떤 세미나를 할 것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근현대사, 여성주의, 신자유주의, 역사적 자본주의, 자본, 맑시즘 등의 세미나를 통해서 탁공의 방향성과 정체성은 유지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맑시즘 논쟁사를 주제로 한 고학번 테이블을 통해 나의 고민과 그 고민을 풀 열쇠를 찾는 작업도 심화시킬 것이다.

탁공이 앞으로도 계속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논의의 장을 제공하고, 완전히 같을 수는 없더라도 같은 방향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남한 사회과학의 총본산 그 실천의 동력! 생각을 씻는 경외로운 논쟁은 사회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Posted by 행진

2007/06/29 20:38 2007/06/2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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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형(성균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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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성주의를 고민한다는 것을 주변에서 알았을 때의 반응은 내가 생각한 이상이었다. 부모님께서는 내가 스케줄 노트에 끄적여 놓은 여성주의용어들과 책들을 보시고는 ‘네가 여자야? 사내자식이...’ 친구들의 반응은 ‘너 동성애자, 게이야 혹시?’ 여성주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자이고 그들이 생각하는 정상이 아닌 사람들로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친구들의 그러한 반응에 난 흠칫 놀라며 ‘아니야. 아니야. 나 이성애자야.’라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난 어려서부터 여성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파란색보다 분홍색을 좋아하고, 예쁜 노트에 예쁘게 형형색색으로 필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나를 보고 사람들은 걱정과 놀림으로 나를 대해왔고 나는 굉장히 이런 것에 피해의식을 느꼈고, 나를 더욱 억압했다. 좀 더 남성스럽게, 좀 더 대범한 척, 화려한 색보다는 칙칙한 색깔로 내 옷장을 채웠다. 그런 나에게 여성주의는 나의 고민과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처음에 난 마치 잃어버렸던 나의 돈을 찾은 것처럼 여성주의에 빠져 수업시간에도 여성주의도서를 읽고 내 삶을 여성주의적으로 살아가야지 하면서 다짐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참 즐거웠다. 그런 나에게 돌아온 친구들의 반응은 나를 고민에 빠지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에게 이보다 힘든 고민은 남성이, 아니 내가 여성주의를 고민하는 주체가 될 수 있는가의 여부였다.

여성들의 권리들과 피해들을 가시화하는 성폭력담론을 다루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과연 내가 주체적으로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여성주의를 고민하고 이를 조금이나마 이후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도 활동과 실천으로 이어갈 수 있을 그런 것을 찾는 과정 중에 성폭력상담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난 장벽을 보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분명 사적/공적 영역을 나누는 것의 허구성, 그리고 그것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알고 있지만 피해를 겪은 여성들이 과연 남성인 나에게 자신들의 피해를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심지어 ‘당신 말고 여자상담원 바꿔요!’라고 말하는 상상을 혼자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학교선배가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던 책에서 나는 그 장벽이 조금이나마 허물어지는 경험을 했다. 남성이 여성주의의 주체가 되는 과정에서 왜 당신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그 주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나에게 남기면서 내가 생각했던 여성주의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남성 중심적인 사고의 산물인가를 깨달았다. 자신의 고민과정 속에서 그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가는 과정 속에서 그러한 실천과 활동이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나 역시 어떤 자리에서, 어떤 위치로 내가 그러한 활동을 하고 싶어 하고 있었다. 이러한 고민들을 안겨주면서 어느 정도의 그런 나의 고민과 가치관에 시원한 해소감을 맛보았지만 사실은 아직도 그리고 지금도 그런 고민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나이다.

그리고 그런 고민을 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여러 책들을 찾아보면서 남성페미니스트에 대한 생각들을 해보았다. 남성이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나는 페미니스트인가. 무엇으로 그것을 판명되는가를 혼자 고민도 해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여성주의적인 삶을 내 삶으로 끌어안아서 페미니스트가 될 것인가를 한동안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과정에서 내가 읽었던 책들 중에서 그런 이야기를 다룬 책이 있었다. 확실히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답, 아니 그 책의 생각은 그랬다. 여성주의를 고민하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 남들이 그리고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비춰지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라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아! 하는 탄성과 반성으로 머리를 하루 종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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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라는 분야가 학문으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그 특성상 완전히 안다는 것이 얼마나 아는 것인지를 판가름하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난 아직도 더 고민하고 생각해 봐야 할 부분도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내가 머리 아프게 생각할 것들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난 내가 여성주의를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 것을 아직도 앞에서 말했듯이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난 누구보다 남성들이 여성주의를 고민하고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느낄 때야 비로소 우리가 생각하는 여성주의적인 사회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사회의 절반이 여성이듯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남성들이 여성주의를 생각할 때 우리 사회를 재구조화할 수 있다고 막연한 그리고 자신 있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내가 지금 군대의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두려워서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의 최절정(?)인 대학교 2학년이기에 사회적으로 들어오는 압박으로 고민과 힘듦으로 하루를 사는 남성으로 살고 있지만 말이다.

Posted by 행진

2007/06/29 20:34 2007/06/2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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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대에서 열린 반전반핵평화 동아시아 국제회의에 행진(건)도 참가하여 400여명의 국내외 참가자들과 함께 동아시아의 평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공동행동을 모색하였습니다. ‘반전반핵평화’의 기치를 걸고 열린 최초의 대규모 동아시아 국제회의였던 이번 회의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군사주의와 핵 민족주의가 발호하고 있는 정세 속에서 열렸다는 점, 특히나 일본의 반전반핵평화운동을 대표하는 운동단체들-원수폭금지일본협의회(원수협), 평화포럼/원수폭금지일본국민회의(원수금), AWC 일본연락회의 등-이 참가하여 이들 단체를 비롯한 동아시아 연대운동의 실제 토대를 쌓았다는 점 등이 큰 의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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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건)은 그동안 ‘반미반전반핵’을 입장으로 투쟁해 나갈 것으로 주장해왔으며, ‘찬핵-반미’ vs '반핵-친미‘라는 왜곡된 이데올로기 지형 속에서, 일본 학생운동 단체와 동아시아 평화 문제에 대하여 토론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고, 캠퍼스 행진 별로 월례포럼을 진행하는 등의 실천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활동에도 불구하고 반핵 운동의 세밀한 쟁점들을 파악하여 토론하고, 구체적인 실천의 흐름으로 만들어가는 데에는 여전히 미진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점들이 양일간의 국제회의에서 여하하게 풀리진 않았지만, 향후 반전반핵운동의 국제적 관점과 동향들을 파악하고 연대의 계기들을 마련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는데 참가의 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첫째날은 사전행사를 비롯한 개회식이 진행되었고, ‘동아시아 핵 위험과 반핵평화운동’, ‘동아시아 군사주의와 반전평화운동’ 의 주제로 2가지 공동토론이 열렸습니다. 핵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토론들을 주되게 하였고, ‘핵이 최소한의 억지력이자 협상용 수단’이라는 진보진영의 입장에 대한 비판적 논의들, 대중적 반핵운동을 통해 핵을 막아야 한다는 논의들을 진행하였습니다.

둘째날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반기지 운동 등에 대한 분과별 토론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담아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였습니다. 또한 국제회의 참가자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현재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평화헌법 9조 개정이 가지는 위험을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고, 개헌을 반대하는 것을 넘어서서 일본 평화헌법이 가지는 의미를 각국에서 재평가하자는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는 향후 한국조직위원회 과제이기도 하며, 한국 내부적으로도 운동을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행진(건) 역시 국제회의에서 나왔던 쟁점들을 정리하고 향후 7월에 진행될 대안세계화 학생포럼 중 반전포럼 등을 통해 반전반핵 평화운동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제회의 참가자들은 26일 4시부터 용산미군기지 앞 집회를 가지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참가한 활동가들이 일본과 한국, 그리고 미국 등으로 제한되었다는 점, 국내 운동사회 내부에 반전반핵평화 운동에 관한 반향을 일으키는 데 있어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였지만, 반핵반전평화의 과제를 동아시아 지역에 대중적으로 제출했다는 측면에서 남겨진 과제 또한 큰 것 같습니다.

작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미국의 핵 독점 그리고 이와 결부되어있는 제3세계 국가들의 핵 민족주의의 발호에 맞설 수 있는 민중들의 아래로부터의 평화담론과 운동이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민중들의 과제는 6자회담이라는 한계적인 틀 속에서 봉합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의 군사세계화 전략 하에 추진되는 동아시아 군사전략이 근본적으로 폐기되기 위한 운동, 그리고 절멸의 무기에 대한 민중적인 통제를 위한 운동이 형성되지 않는 한, 동아시아의 평화는 결코 보장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번 국제회의를 계기로, 우리에게 남겨진 논의들을 계기로 동아시아 평화를 향한 근본적 대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행진(건)이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반미-반전-반핵’ 운동을 보다 강화하고 발본화할 수 있는 논의와 실천들을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투쟁!

사진으로 보는 국제회의 열기

Posted by 행진

2007/06/29 20:32 2007/06/2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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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타결과 비정규악법 시행!

그 어느 해보다 더 뜨거운 여름이 예상되고 있는 2007년의 여름을 맞았습니다. 87년 6월 항쟁 20년을 맞아 너도나도 민주화의 주역이라 말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개혁세력들의 기만적인 모습이 보이는 지금, IMF 10년을 지나 더 큰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민중들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한미FTA 타결을 성사시키려고 애쓰는 지금, 민중들의 삶은 갈수록 빈곤해지고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중들의 삶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선을 앞두고 소위 ‘민주화의 후예’를 자칭한 신자유주의 개혁세력들은 서로의 이전투구 속에 민중들의 민주주의를 계속해서 축소시키며 자신들의 언어에 가두어 두고 있는 2007년의 7월 입니다. 그리고, 멈추지 않는 투쟁으로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는 이들이 대안세계화의 길로 더 큰 연대와 변혁을 만들어 내려는 2007년 7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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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안세계화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것은 그러나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는 지난 투쟁의 과정에서 우리가 겪었던 한미 FTA, 불안정노동, 군사세계화에 대한 저항적 담론 형성의 어려움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투쟁이 세계적 경쟁을 두려워하는 ‘쇄국’의 담론을 넘어서기 힘든 현실, 비정규직 철폐 투쟁이 광범위한 연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고립되고 장기화되는 현실에서 집회에 결합하는 것을 넘어선 연대운동의 장기적 전망을 수립하기 힘든 현실, FTA 폐기 투쟁과 불안정노동 철폐 투쟁을 신자유주의의 핵심적 과제로 함께 발언해낼 수 없는 현실, 전 세계에서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군사세계화의 문제가 민족국가의 이익과 안위에 대한 고민을 넘어서지 못하고 추상적 평화의 외침에서 그치는 어려움. 이들은 그대로 한미 FTA 저지 투쟁, 불안정노동 철폐 투쟁, 평택 전쟁기지 건설 반대 투쟁 등 신자유주의에 맞선 핵심적 투쟁들에 있어서 대중의 저항이데올로기 형성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자유주의에 맞선 장기적 대안 모색과 투쟁의 과정을 구상하지 못하고 당면한 부당함에 대한 투쟁만으로 그치게 되는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이론적, 실천적 난관을 말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대안세계화의 실질적 언어를 찾아가기 위한 ‘2007 대안세계화 학생 포럼’을 제안드립니다!

반신자유주의 투쟁의 이론적, 실천적 역량을 강화하고, 장기적 전망을 밝히기 위한 전략과제를 도출합시다!


07년 여름방학에는 올 해의 시기적 특수성 속에서 신자유주의에 맞선 투쟁의 언어와 실천을 발굴하고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장기적 전망을 수립하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2007 대안세계화 학생 포럼’에서의 열띤 논의 속에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과제를 도출하고 투쟁의 언어를 마련합시다. 그 속에서 이론적 학습과 토론을 통해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역량을 강화하고 대중운동의 이론적 실천적 역량을 강화합시다.

전국학생행진(건)의 핵심 방중 싸이클로서 자기교육-대중운동의 훈련을 강화하는 사업으로 안정화해갑시다!


여름 방학이라는 시기는 2007년 특히 전국학생행진(건)의 본조직 건설의 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점점 대중과의 접점이 협소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대중 속에 위치시키고 함께 교육하고 대중운동의 언어와 양태를 발굴해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와 함께 협의체적 논의와 투쟁의 과정을 발굴해나가는 것이 바로 학생운동의 현재적 난점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며 대중운동 속에서 행진을 건설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그 속에서 지역-지구별 연대와 공동 투쟁의 경험을 강화해나갈 수 있도록 합시다!

매년 정세적으로 가장 필요한 주제들을 가지고 지역-지구에서의 토론과 투쟁의 활성화를 통해 자기교육과 토론의 역량을 강화하고 방중 실천사업 및 하반기 투쟁을 장기적으로 예비할 수 있는 사업으로 ‘2007 대안세계화 학생 포럼’을 만들어갑시다!

대안세계화 학생포럼은,


각 지역 별로 행사를 준비하여 지역의 상황에 맞게 진행됩니다. 전국모임에서 제안 된 전반적 행사의 구성은 반신자유주의 전략과제의 수립을 위한 포럼과 강연입니다. 포럼과 같은 경우, 각 주제별로 포럼 기획단을 꾸려 포럼 전반의 준비를 함께 합니다. 강연은 사회운동포럼의 시민강좌단을 섭외하여 대안세계화 학생포럼의 기획에 맞는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그 외에 각 지역별로 공동체 프로그램, 문화제, 캠프 등이 다양하게 기획되고 있습니다.

대안세계화 학생포럼에서 전략과제 수립을 위한 주제들.


여성노동권 : 87년 전후 여성노동자운동의 역사속에 남겨진 쟁점들을 확인하며 신자유주의에 맞선 여성운동의 방향은 어떠하여야 하는지 논의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불안정노동 철폐 투쟁의 전망과 과제 : 노동의 불안정화가 만연한 시대. 칼날 같은 해고통보와 생존의 위협이 끊이지 않는 시대. 지금까지의 불안정노동 철폐 투쟁에서의 쟁점과 평가를 진행하며 앞으로 반신자유주의 전략과제로 중요하게 불안정노동 철폐 운동을 기획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반전-반핵-평화 : 신자유주의 세계화속에 전쟁의 폭력과 위협이 만연한 지금의 시대를 분석하며, 아래로부터의 반전-반핵-평화 운동의 전망을 그려볼 수 있도록 합니다.

반빈곤 : ‘빈곤’이라하면 절대적 빈곤에 처한 사람들의 문제 같지만, ‘빈곤’이라는 문제는 신자유주의 시대 민중들의 삶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의료, 건강, 주거등에 대한 기본권 축소를 비롯해 물 사유화 등은 삶의 조건 전반을 하락시키고 있는 지금, ‘반빈곤운동’을 통해 삶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온 민중의 권리로 발언할 수 있도록 합니다.

지역운동 :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운동의 이념이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우리가 생활하고, 사회화되는 사회적 이데올로기적 공간인 ‘지역’에서 어떠한 이념으로 어떠한 운동들의 기획이 필요한지 논의해 볼 수 있도록 합니다. 

*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장소는 곧,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드리겠습니다.

Posted by 행진

2007/06/29 20:20 2007/06/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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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민중적 저항과 한 택시노동자의 분신에도 끝끝내 한미FTA를 타결한 노무현 정권이 30일 협상체결을 앞두고, 미친 듯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

FTA가 체결되면 벼랑 끝으로 내몰릴 금속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파업을 하겠다 하니 불법 정치파업이라며 연일 각종 매체를 동원해 왜곡 선전을 해대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파업을 하면 초반에 강경조치를 취하겠다느니,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느니 하며 이제는 국민들을 상대로 협박마저 일삼고 있다. 작년여름, 포항건설 노동자들의 파업을 초기에 진압해야 한다며 공권력을 투입하고 하중근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정권의 살인적인 노동탄압을 또다시 목격해야 한단 말인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며 떠들어대던 노무현 정권이 노동자들의 파업을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비난하고 있으니 지나가던 개가 코웃음을 칠 일이다. 단 한번도 국민적 의견수렴 절차없이 ‘묻지마 협상’을 강행하며 체결로 일방통행하고 있는 노무현정권이 비민주적 파업절차 운운하며 불법이라 하니, 이보다 더한 코미디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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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미FTA로 인해 한국경제와 국민전체에게 어마어마한 이득이 돌아오고 특히 완성차 부문은 최대 수혜가 예상되기에 이번 파업이 명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FTA로 자동차산업‘자본’이 이득을 볼 수는 있겠지만, 노동자에게 그 이득이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한미FTA는 국내 자동차 자본의 미국 진출에 더욱 좋은 환경을 제공할 뿐이며 현대자동차역시 이에 발맞춰 2010년까지 해외 생산 공장 규모를 50%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결국 정부가 주장하는 수출증가로 인한 한국 현지에서의 자동차 생산증가라는 ‘수혜 주장’은 극히 낮은 수준이거나 미비한 것이다. 오히려 추가적 투자나 새로운 고용의 창출이 아닌 국내 공장의 물량 감소로 대량의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이 금속노동자들의 목에 칼을 겨눌 것이다. 이처럼 한미FTA 체결로 인해 자동차산업 자본을 포함한 초국적 자본은 세계적 이동의 자유와 안전한 소유권을 보장 받을지 몰라도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하락시키고 권리를 파괴할 것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과잉투자 된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세계화하여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고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을 강화하고 고용불안을 자극하여 노동조건을 악화시켜 왔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금속 노동자들의 파업을 탄압한다하여 금속노동자들이 앞장서서 밝히고자 했던 한미FTA의 본질이 가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가리면 가릴수록 민중들의 투쟁으로 그 검은 속내가 처절하게 드러날 것이다. 어색하게 감추려했던 협정문도 수많은 분야에 걸쳐 민중들의 삶의 독소와 같은 조항들뿐이었음이 이미 만천하에 공개되지 않았는가.

정부는 한미FTA와 관련된 모든 집회를 연신 불허하였지만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국민들을 막을 수 없었다. 경찰병력을 동원하여 날 선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고, 물대포를 쏘아대며 폭력적으로 제압해보려도 했지만 FTA폐기를 염원하던 열사의 뜻과,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들을 지키고자 했던 민중들의 투쟁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타결을 앞둔 3월, 민중들은 그렇게 거리에서 가장 뜨거운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이러한 민중들의 간절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를 빌미로 검찰은 6월 22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오종렬, 정광훈 공동대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운동진영에 대한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대체 누가 불법이고 누가 범죄자인가? 민중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한미FTA 협상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체결하려 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이야말로 반민주고 불법이고 범죄자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위력적인 민중총궐기로 FTA 체결을 저지하고, 자본의 이윤놀음만을 위한 세계화가 아니라 민중들의 희망을 세계화하자.

더 이상 노동자가 자신의 불안정한 일자리로 자살을 기도하고, 한미FTA 폐기를 외치며 몸에 불을 그어야 하는 이 추악한 신자유주의 세상을 단호히 거부하자. 더욱 강력한 대중투쟁으로 우리들의 희망을 세계화하자!

그 길에 전국학생행진(건) 역시 수많은 민중들과 어깨 걸고 힘차게 싸워갈 것이다.

민중총궐기 사수하고, 한미FTA 폐기하자!
강력한 투쟁으로, 신자유주의 정권 박살내자!

Posted by 행진

2007/06/29 20:17 2007/06/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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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기억하며

6월이다.

대선을 의식한 정치인들의 입과 발이 분주해지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화두로 근사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87년 6월 항쟁이 그것이다. 전국에서 20년 전 6월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렸고, 각종 언론에서도 기획·특집 기사와 방송을 연일 쏟아냈다. 국회위원들이나 이른바 저명인사들은 연일 방송에 출연하여 무용담을 회고하면서 자신의 전과를 자랑스럽게 떠들어댔다.

이러한 정황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어찌되었든 ‘호헌철폐’, ‘민주주의 쟁취’는 당시 민중들의 있는 그대로의 요구 그 자체였다. 신군부 군사독재정권의 억압적 폭력적 제도에 맞서서 민중들의 피로써 쟁취한 혁명이었던 것이다. 87년 6월 혁명의 주인공은 바로, 그 당시 거리를 매웠던 민중들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6월 항쟁의 기운이 그대로 7,8,9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번진다는 점이다. 군부독재를 무너트리고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싸운 6월의 민중들과 노동자들은, 다시 전근대적 작업장체제 속에서 뛰쳐나와 거리를 물들인다.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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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플라자 협약이후 조성된 3저호황으로 인해 신자유주의적인 구조조정은 다소 유예되는 한편, 수출시장이 대거 열리게 되고 자본생산의 일시적인 반등으로 인해 한국자본들의 이윤율 역시 일시적으로 반등하게 된다. 원자재가격의 안정, 국제적 저금리, 물가안정 속에서 한국경제는 85년 이후 3년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이하였다. 연평균 12.8%라는 경제성장률, 국제수지흑자 연평균 100억 달러 내외의 수출을 달성한다. 또한, 노동자는 1980년 646만명에서 1989년 1,000만 명을 넘어 10년간 400만 명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호황에도 노동자의 임금, 생활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이는 결국 한국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의 착취를 대가로 급속한 고도성장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동시에 87년 대투쟁의 배경으로 작용하게 된다.

1987.8.18. 4만 여명의 현대그룹 노동자들이 시내로 진출
87년 당시의 대표적인 사례로, 울산 현대 중공업 노동자들이 태화강 둔치에 모였을 때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던 21개 요구를 살펴보자면,

첫 번째 요구로, “머리를 기를 수 있게 해 달라!”였다. ‘몇 센티미터 이하’ 이렇게 회사가 정해 놓으면 해고당할 각오를 하지 않는 한 절대로 그것보다 더 길게 기를 수 없었다고 한다. 두 번째 요구는 “복장자율화”였다. ‘출/퇴근시 만이라도 사복을 착용하게 해 달라!’는 말에서 당시만 해도 정권의 노동천시 사상을 적극적으로 유포함으로 인해 공돌이, 공순이로 무시당했기에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자신이 노동자임을 감추고 싶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안전화신고 쪼인트 까지 마라!’-주머니에 손 넣고 걸을 수 있게 해 달라!'라는 요구는 당시 군사정권의 통제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87년의 노동자들과 2007년의 노동자들이 오버랩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겉으로는 좀 더 나은 노동조건과 제도 속에서 노동권을 보장받으며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권리’는 그러한가?

현재에도, 전국 곳곳의 계약해지 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들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심지어 얼마 전 서울의 학교비정규직으로 투쟁하고 계시던 한분의 노동자는 수면제를 복용하며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시도하였다. 아파도 해고될까 두려워 병원에 가지 못한 채 일을 하다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도중에 목숨을 잃은 이랜드 유통비정규직 노동자도 있다. 마찬가지로 해고될까 두려워 일을 하다가 다쳐도 사측에게 산재요구를 하지 못하고 병원비를 갚아나가는 노동자들도 태반이다. 1500만 노동자들 중에서 노동조합에 소속된 노동자는 500만이 채 안되고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노동법상의 근로조건이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조차 보장받지 못하며, 지금도 뜨거운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싸움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7월 1일 비정규직 확산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상적인 해고위협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은 원직복직투쟁 혹은 새 직장을 찾아 다시 비정규직의 삶을 이어갈 것인가라는 갈등의 기로에 놓여있게 되었다. 이미 대다수 민중들의 불안정한 일자리와 가난한 일상의 대물림이 이제는 ‘비정규직 보호법안’이라는 허구적인 수사에 뒤덮여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써 민중들의 삶에 뿌리내리게 될 위기에 놓여있다.

87년의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일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들을 요구하면서 온갖 수치심과 자존심이 짓밟히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났던 노동자들의 투쟁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속의 기록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현실에서 존재했던 그들의 외침과 투쟁은 기념으로 묻혀질 수 없을 것이다.

87년 20주년을 맞는 오늘, 여름방학 역시 전국 곳곳의 노동자민중들과 만나 함께 연대하고 힘을 모아 싸워나갈 수 있는 시기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민중들의 절박한 요구들과 투쟁을 얼룩지게 하지 않고, 올곧이 때 묻지 않은 민중의 언어와 요구로 채워나갈 수 있는 시공간을 열어 나가자!!

민중들의 수심어린 얼굴이 미소로 바뀔 때,
지친한숨이 투쟁의 함성으로 바뀔 때,
비로소 진정으로 87년을  기념할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행진

2007/06/29 20:09 2007/06/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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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8호를 발간하며

다시금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함성으로 가득찬 거리를 꿈꾸며...


날씨가 너무 더운 요즘입니다. 단지 날씨만 더운 문제라면, 그냥 참고 견디면 되겠지만,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그냥 참고 지나친다고 결코 해결될 수 없기에 여름이 조금은 힘들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투쟁하고 있는 민중들을 생각한다면 더 그런것 같습니다.

지난 5월 28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89명 중 1987년에 6월항쟁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이 68%에 달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는, 요즘 대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무지'의 측면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이 여론조사를 접하고 웬지 모를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신자유주의 개혁세력들이 스스로를 87년 6월항쟁의 투사이자 그 성과물로 표상하는 가운데, 누가 과연 6월 항쟁을 모르고 있는지 되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Main Voice에서는 '87년 노동자대투쟁을 돌아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습니다. 6월항쟁에 비해 대중적 인식은 더욱 취약하지만, 결코 지나칠 수 없는 87년의 노동자 대투쟁을 짧게나마 되돌아보며 오늘날 87년을 기억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상기했으면 합니다. 뉴스레터 편집팀 차원에서는 다음달부터 87년이후의 노동운동사에 대해 연재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 기획이 나오진 않았지만 기대해주세요. 

정부와 재계, 그리고 보수언론들은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해 파업을 하는 금속노조에 대해서는 '불법정치파업'이라며 전방위적 공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얼마전, 선거법과 관련하여 자신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던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린다면 코웃음 칠 일이지만, 사회적 여론이 그리 녹록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록 뉴스레터 발간이 늦어지는 관계로 시기적인 아쉬움이 있지만, 총궐기 이후에도 금속노조의 파업을 비롯한 한-미 FTA 저지투쟁에 대한 탄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성명서와 투쟁제언이 이후 보다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가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세번째 글은 '대안세계화 학생포럼'에 대한 제안입니다. 상반기 투쟁을 돌아보면서 기간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이론적, 실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일계기로  '2007 대안세계화 학생 포럼’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네 번째 글은 반전반핵평화 동아시아 국제회의에 관한 보고입니다. 비록 많은 동지들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국제회의를 계기로, 우리에게 남겨진 논의들을 계기로 동아시아 평화를 향한 근본적 대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반미-반전-반핵’ 운동을 보다 강화하고 발본화할 수 있는 논의와 실천들을 이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회원 마당>에는 성균관대 태형 동지의 여성주의에 관한 솔직한 고민을 담은 글과 고려대 대근 동지의 학회장으로서 한 학기를 돌아본 글이 실렸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고민들을 뉴스레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서 나누었으면 합니다. 동지들 감사합니다. ^^;;

여름현장활동이 시작되기전에 발간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매번 기획때보다 내용면에서도 부족하고, 발간시기도 늦춰지는 게 매달 뉴스레터를 발간하는 게 그리 쉬운일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뉴스레터가 동지들의 활동에 작은 청량함이라도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가진자들만을 위한 '한-미 FTA', '비정규직법'의 '정치적'강행에 맞서 평범한 노동자, 민중의 '정치'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87년을 2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투쟁!

Posted by 행진

2007/06/29 20:08 2007/06/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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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성신여대)

적당히 놀기도 좋은 봄이 아니런가


5월, 쌀쌀한 바람도 잦아들고 더위도 무르익기 이전이라 날씨도 노닐기에 적당하고, 중간고사도 끝난 이후인지라 놀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놀 수 있는 달이다. 우리 학교 앞에서는 해마다 아리랑 축제가 열리고, 서울시에서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그 외에도 연등축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 많은 행사들이 있지만 줄이겠다. 이 축제들에는 큰 무대와 화려한 조명, 여러 기업들의 후원까지 잇따른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변질되어 가는 대동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러한 축제들이 있다면, 대학에는 대동제가 있다. 대학문화는 프로 자본이 관리하는 세련된 축제들과는 다르게 아마추어적일지라도 도전하고, 자금이 부족하여 비록 화려함은 덜할지라도 ‘대학’ 특유의 넘실대는 생명력과 기발함·상상력들로 대동의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던 역사가 있다. ‘대동’은 크게 하나가 되는 것이다. 차이를 차별화하는 것에 반대하며, 경쟁과 배제가 아닌 우애와 연대로 나아가는 해방구. 그것이 ‘대동’의 참 뜻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동제가 해방을 향한 열망으로 만들어진 저항문화에 유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금세 자각할 수 있다. 과거 대동제는 군부독재의 삼엄한 사회 속에서 일종의 해방구, 일탈이었다. 부당한 현실에 저항하는 독자적 문화가 다양하게 꽃피어 온 것이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신자유주의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대학인들은 저마다 경쟁하며 개인화되고 그에 따라 공동체문화는 점점 쇠퇴해오고 있다. 이제 ‘대동제’하면 주점과 연예인만을 떠올리는 대학인들도 상당할 정도이다. 게다가 이미 다수의 대학 총학생회 등의 학생회에서는 축제 기획사에 행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지불하며 단순히 소비자로서만 자리매김하게 되는 축제를 만들어오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자본에 잠식되면서 과의 단합과 친목을 위해 진행하는 과 주점이 수익을 많이 내기 위한 목적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따라서 지나친 호객행위에 스스로 성적대상화 되기도 하고, 서빙 하는 중에도 성 상품화를 조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대안적 문화를 생산하자!


이렇게 신자유주의로 인해 상업화되고, 대학인들 스스로 성 상품화를 조장하게 되기까지 하는 우리의 대동제, 그리고 대학문화를 바라보며 다시금 우리의 삶을 문화대안으로 재구성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하여, 성신에서는 함께하는 대동제를 만들어가기 위해 과발특위(과학생회발전특별위원회, 문화주체발전특별위원회로 행진게시판에 올려두었어요)를 만들어 사전에 각 단대별(단대운영위원회)간담회를 진행했다. 상업문화에 물들어가는 현재 대동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우애로운 대동제를 만들어가자는 결의를 할 수 있던 자리였다. 대동제 이전에 우애롭게 만들어나가기 위한 다짐들은 좋은 것이었으나 과학생회와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 전체 과에 환류가 되지는 않아 상업화 된 주점, 성 상품화의 문제들이 단번에 극복되지는 않는 모습들이 보였다. 간담회의 분위기는 단순히 ‘총학생회에서 좋은 이야기를 하는 구나’정도로 느껴지기도 하여 아쉬웠다. 그래도 간담회 자료집에 있는 반성폭력 규약을 자발적으로 복사하여 주점에 비치하는 등의 실천들이 있어 온전히 패배적으로 생각하지만은 않는다. 점점 삶에 보편적 권리들을 녹여내기 위한 행동들을 벌여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더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점점 개인화되며 소실되어 가는 과 공동체 문화를 되살리고자 전체 기조인 ‘우리가 만드는 행복한 대안에 스포트라이트!’에 맞춰 ‘우리 과가 만드는 행복한 대안’이라는 광장사업을 진행했다. 예를 들면, 등록금 걱정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세상, 여성으로 밤길 조심하지 않고도 다닐 수 있는 세상, 취직 걱정 없는 세상, 배고프지 않은 세상 등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대안들을 종이에 적어 총학생회에서 준비한 각 과의 통에 넣어, 가장 참여율이 높은 과에 과 기념품을 맞춰주는 것이었다. 여러 과들이 경쟁심(?)을 발휘하며 참여를 이끌어 내었고, 행복한 대안들을 함께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밖에도 박탈당하고 있는 우리의 당연한 권리들을 쟁취해야 함을 녹여내기 위해 총학생회 개/폐막제 및 인문대 영상제, 여성위원회와 성신학생행진의 문화제 등에서 신자유주의가 필연적으로 양산하는 불안정노동과 여성의 빈곤화, 5.18이후 27년을 맞이하지만 아직도 빼앗기고 있는 민중들의 권리 등을 발언해내려 노력하였다. 실제 투쟁하고 계시는 성신여고 비정규직 동지, 기륭전자 동지들의 직접 발언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기륭전자와의 연대주점도 기획하였다. 학우들이 이러한 투쟁관련 발언들에 생소해 하면서도 관심을 보이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 관심들이 투쟁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잘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의견들이 많아 뿌듯하기도 했다. 그리고 단지 발언을 섭외했다고, 그와 관련한 영상들을 틀었다고, 연대주점을 진행했다고 할 일 다했다는 생각을 하기를 지양하고 꾸준히 연대하며 이를 학우들과 함께 이야기해내기 위한 노력들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들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우애로운 대동제를 만들기 위한 짧은 노력들을 진행하였는데, 다른 학교들에서의 이야기들도 함께 듣고 싶다. 서로 대동제를 통해 풀어내는 대학문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지않을까 싶다.     

대학인들이 함께 해방구를 열어가는 대동제. 정말 우리는 축제가 단순히 ‘노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삶의 해방과 닿을 수 있는 길임을 깊이 새기고, 창작·실험·도전해야 한다. 다양한 만남이 이해와 연대로 나아갈 수 있는 대동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대학사회에 화두를 던져보자!

Posted by 행진

2007/05/27 19:52 2007/05/2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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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영호(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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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마르크스주의: 이념과 운동'는 저학년때부터 활동가 선배들로부터 한번은 꼭 읽어봐야 한다고 추천을 받았던 책이다. 가끔씩 선배들이 이 책을 읽었는지에 대해서 체크를 하곤했고, 그럴때마다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책이다. 그리고 그만큼 경외심을 가지고 대할 수 밖에 없었던 책이다. 최근인 2007년 겨울방학 때야 이 책을 읽을 수 있었고(토론과 자료 부분을 제외하고), 이 책과 관련된 경험들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들은 체계적으로 정리된 '구체의 세계'가 아닌 하나의 뭉뚱그려진 '추상의 세계'일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감히 서평이라 적지 못하고 단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다.

이 책은 2003년 활동가들을 대상으로한 강의를 계기로하여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 '평의회 마르크스주의', '대안세계화 운동'을 정리한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와 관련된 각종 쟁점들을 정리하며 출발하고 있는 이 책의 첫번째 주제는 '소련사회성격 논쟁'을 검증하며 이행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그리고 4가지의 역사적 공산주의를 정리하면서, 그 과정에서 있었던 각종 쟁점들을 다루고 있다. 역사적인 실천들과 이론의 계기들 속에서 숱한 쟁점들은, '평의회 마르크스주의', '대안 세계화 운동', '성차의 페미니즘'으로 귀결되는 양상을 보이고 현재의 운동들의 방향들을 짚으며 책을 마치고 있다.

풍부한 책의 내용을 이런식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또한 무지의 소치일 것이다. 기독교적 공산주의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논쟁의 내용들과 활동가 및 이론가들의 이름은 불친절하게 넘어가고 있고, 수용를 하던 나로서는 그저 맥락들을 따라가기에 바빴다. 물론 이런 내용의 책을 읽는 것이 학습의 과정에 있어서 모든 논쟁의 내용을 잘 알게 된 사후의 일로 치부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쟁점들에 대해서 훑어보고 그러한 맥락들을 알게 된다는 것은 이 책이 지닌 하나의 강점일 것이다. 또는 그 동안 활동에 있어서 흩어져 있던 개념이나 내용들을 그리고 역사적인 맥락과 순서들에 대해서 정리를 해주고 있다는 것 또한 하나의 강점일 것이다.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또한 이 책을 읽는 것은 학습에 있어서 상당한 전략을 필요로 하는 책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학습의 의욕을 떨어뜨리거나, 갖가지 가능성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공산주의자들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교조주의로 빠져들거나, 실천과 분리된 활동가 아닌 활동가로 전락할 가능성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갖가지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책에 대한 단상들을 몇가지 적어보도록 하겠다.

첫번째로 드는 생각은 저자 혹은 강의자인 윤소영 선생에 대한 생각이다. 정운영 선생 이후에 PD의 대표적인 이론가(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로서 '과천연구실'이라는 세미나 팀을 운영하고 있는 윤소영 선생은 정말 박식하다. 그는 척박했던 한국의 토양에 알튀세르 마르크스주의를 도입한 대표적인 인물이자, 꾸준한 이론 생산으로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을 발전 시키는 인물이다. 그의 이름으로 나오는 책들, '공감이론신서'의 시리즈들은 그 무미건조한 편집들에도 불구하고 모두 읽어볼만한 책들이다. 그러나 그는 그만큼 대중적인 이론가는 아니고, 또한 활동가는 더더욱 아니다. 또한 약간은 독설적인 그의 스타일은 책을 읽는 와중에도 몇 부분들에서 약간의 거부감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페미니즘과 관련된 부분에서 'RF'들의 공적에 대해 지나치게 비하한다고 느낀 부분이 있었고, 충분히 공감은 가지만 운동의 조직형태인 당이나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좀 과한 비판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또한 역사적인 운동의 형태들에서 평의회 마르크스주의의 범주들이 애매할 수 있고, 한 때 선풍적인 바람을 몰고 왔던 '자율주의'(책에 네그리에 대한 비판 부분이 나와있음에도)운동들과의 구별점이 명확히 서지 않는다는 점들도 있다.

물론 한 이론가를 비판한다는 것, 그리고 갖가지 쟁점들에 대해 논리적인 수용이나 비판이 아닌 감각을 갖는다는 것은 '무지의 소치'를 반증하는 또 하나의 경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윤소영 선생에 대한 나의 생각은 '경외'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론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존경하면서도 경계하는 태도. 그 극단으로 생각을 몰아 '난점과 공백'들에 탐구할 수 있는 태도. 이것이 권위있는 이론가를 대하는(마르크스주의의 위기 이후 전화의 과정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바람직한 태도가 아닐까?

두 번째로 드는 단상은 활동 및 대중운동과 이론과의 관계이다. 모든 이론을 활동으로부터 찾으려는 경험주의나 논리의 극단으로 활동의 정방향을 찾으려는 논리주의의 양극단은 언제나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이론과 실천이라는 것은 언제나 변증법적으로 발전하고, 양자 중에서 어느 것 하나를 절대화시키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이 말은 아마도 진리이고, 또한 활동가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명증한 진리일 수록 그것이 나타나기란 쉽지 않다. 활동의 경험들 속에서 진리효과가 창출되는 때는 드물고,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양자 중 하나에 빠져버리거나 회의에 빠져버리는 때가 있다. 또한 이 양자의 긴장이 무너지는 사태가 극에 달하면 좋지 않은 편향을 가지고 활동을 그만두거나 하는 사태들도 발생한다.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이론에 대한 검증을 하고, 또한 실천에 대한 평가들을 진행하지만 진리의 자명함을 주장하기란 난점이 많다.

책에서도 그러한 긴장에 대해 언급하는 몇 가지 부분들이 있다. 특히 자유 토론 주제의 하나로 제시되었던 활동가와 이론가 사이의 관계라는 부분은 특히나 눈여겨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마르크스주의의 위기 그리고 그후에 있었던 사후복수들은 여러가지 편향들을 가져왔고, 이론과 실천의 긴장이 붕괴되는 것은 그러한 하나의 징후들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사후복수가 가져왔던 1990년대의 포스트모더니즘 조류의 범람은 뼈져린 경험이었다. 물론 이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러한 긴장이 유지되어야 하는 학습과 실천의 연속들, 그리고 이론과 실천의 긴장들을 다시 한번 밝히는 것으로 이에 대한 단상을 마치려고 한다.

이 책의 첫 번째 주제는 사실상 '이행'에 대한 문제였다. 무엇이 이행을 이룰 수 있는가? 또 이행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혹은 어떠해야 했는가? 그리고 이행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따라서 세 번째로 드는 단상은 바로 이행의 문제이다.

사실 좌에서 우를 막론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회과학에서 이행은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행 자체에 대한 관점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기술진보나 인간 정신의 발전, 민족해방, 계급투쟁까지 이행에 대한 셀 수 없이 많다. 그리고 이 책에서 보이듯이 마르크스주의 안에서도 이행에 대한 수많은 관점이 있고, 따라서 이행의 문제는 마르크스주의 안에서도 수많은 조류를 만들어 낸다. 책에서도 소개된 1950년대의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에 대한 논쟁'이 왜 아직까지도 회자되며 다른 논쟁들을 만들어내는지만 보아도 이행에 대한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행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적인 분석과 현 시기에 일어나고 있는 대중운동 및 이데올로기의 양태일 것이다. 단순히 자본주의의 계급모순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행의 문제들에 대해서 밝히고 찾아내는 것. 이것은 활동가라면 변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결코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되는 문제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드는 단상은 이행 후에 어떤 사회가 오는가에 대한 것이다. 발리바르 식으로 말하자면 '공산주의 이후의 공산주의'는 무엇인가라는 문제이다. 그리고 이것은 대안 세계화 운동에 있어서 '대안'이라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활동가들에게 있어서 가장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또한 위험한 문제이기도 하다. 만드려고 하는 사회의 모습이 구체적이고, 그것을 위해서 활동하는 경우 자칫하다가는 자칫 목적론적이고 교조적으로 활동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는 그 목적이 이행에 대한 현시기의 정세들을 놓치게 함으로서 개량적인 활동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그것은 역사적으로 너무나 많은 사례들, 이 책에 나와있는 사례들을 포함하여 너무나도 많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행 후의 사회에 대한 모습을 그리지 못하는 것은 무능하며, 대중들에게 어떤 이데올로기도 만들지 못한다. '공산주의란 현재를 지양하는 운동의 총체'라는 정의는 정당하지만, 또한 가끔은 무능한 효과를 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민중들의 운동을 '대안 세계화'의 실체라고 보는 것은 위의 정의에 적합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또한 생존을 담보할 수는 없다. 하나의 공동체를 꾸리고 살아가는 것은 대안을 만들 수는 있지만, 이행과 변혁을 담보할 수 없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무기력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으며 어떠한 마르크스주의 서적을 보거나 활동을 하더라도 풀리지 않을 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의 모순들을 밝히고 지양하는 운동과 또한 어떤 것이 있어야 하는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이 고민을 털어놓으며 마지막 단상을 마치려 한다.

서로의 층위가 다른 4가지 단상이라는 형태로 이 서평을 정리하려고 한다.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양태로 나타나게 될 '역사적 마르크스주의: 이념과 운동'에 대해서 변혁과 이행의 전망을 밝히면 좋겠다는 다분히 의지적인 말로 서평을 마무리 하려 한다. 또한 나도 그 속에 함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Posted by 행진

2007/05/27 19:35 2007/05/2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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